지역에서 본 세상

도처에서 터져나오는 민중의 신음소리

기록하는 사람 2009. 2.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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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5일) 서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광화문 한국언론재단에서 회의를 마친 후, 다시 서울역에서 기차로 마산에 돌아왔습니다.


회의장인 한국언론재단 앞에 도착했을 때 맞은 편에서 집회 소리가 들렸습니다. 길 너머 서울시의회(옛 부민관) 앞 인도에서 철거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더군요. 시의회 의사당 앞은 경찰관들이 막고 있었습니다.

'행정대집행 중단하라'는 등의 펼침막 구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곧 쫓겨날 처지에 있는 철거민들의 집회인 것 같았습니다. 연초 경찰에 의한 참사를 빚은 용산철거민은 아닌 듯 했지만, 역시 비슷한 처지에 몰린 사람들인 것 같았습니다.

25일 서울시의회 앞 철거민들의 집회현장입니다.

경찰에 의해 봉쇄된 서울시의회.


회의를 마치고 마산으로 돌아오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갔는데요. 거기서도 실내 로비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숫자로 봐선 약 50여 명 정도 되었는데, 아마도 철도공사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기에 몰렸나 봅니다.


기차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2층 맞이방에서 쭉 집회를 내려다 보았는데요, 집회경험이 많지 않은 듯 어설퍼 보이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25일 저녁 7시 서울역 로비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입니다.

쓸쓸해보이는 집회였습니다.


마산으로 돌아와 오늘 회사에 출근했더니, 우리 회사 직원들도 저녁에 집회를 한다는군요. 이유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기습 상정에 항의하기 위해서랍니다.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MBC와 KBS가 조중동과 재벌에게 장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방송과 지역신문은 고사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지역신문에 종사하는 경남도민일보 직원들로선 그야말로 생존권이 달린 문제죠.

경남도민일보 직원들이 회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기자와 사원들이 복사한 노래가사를 보며 운동가요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남도민일보 노조도 지역에서 열린 여러 촛불집회에 참석해본 경험은 있지만, 직접 회사 앞 거리에서 집회를 주최하는 건 아마도 오늘이 처음인듯 합니다.

이들은 약 한 시간 30분 가량 집회를 한 뒤, 시민들에게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나눠줫습니다.

약간 어슬펐지만, 진지하게 진행된 촛불문화제였습니다.


이렇듯 이틀동안 제가 가는 곳마다 생존권 위협에 처한 민중들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던 대통령, 멀쩡했던 경제를 취임하자마자 도탄에 빠뜨린 대통령이 민주주의까지 말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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