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1면 회장 아들 결혼, 문제 인식 못하는 신문사

기록하는 사람 2016. 8. 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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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 블로그에 '회장 아들 결혼식을 1면에 공지한 신문 보셨나요?'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글은 SNS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페이스북에서는 240회가 넘는 공유가 일어났고, 1500명 이상이 '공감'과 '좋아요' 반응을 보였다.

댓글도 50개 넘게 달렸는데, 대부분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독자와 지역민에 대한 '갑질'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언론윤리 위반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어 이 블로그와 트위터를 인용한 타 언론의 보도도 이어졌다.

한겨레가 가장 먼저 '사주 아들 결혼 소식 1면 게재한 황당한 신문'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고, 연합뉴스와 중앙일보, 서울신문, 노컷뉴스, 이데일리, SBS 보도도 이어졌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도 한겨레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 기사 또한 SNS를 통해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확산됐음은 물론이다.

한겨레 등 각 언론에 보도된 '사주 아들 결혼 소식 11면에 낸 신문사' 기사.

이쯤 되면 해당 신문사에서도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깨닫을 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다음날인 26일자 신문에도 같은 위치에 버젓이 결혼 알림을 실었던 것이다.

그 신문사 종사자들 중 아무도 그게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뿐더러 각 언론과 SNS에서 비판이 제기되었다는 사실 또한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꿋꿋하게 또 실었던 것일까.

이틀째인 8월 26일자 1면에 실린 회장 아들 결혼식 알림.

어쨌든 내가 25일 첫 블로그 포스트에서 "아직 한 달이나 남은 결혼식이니 앞으로 또 몇 번이나 저렇게 내보낼지 모르겠다."라고 썼는데, 그게 현실화한 것이다.

같은 지면에 1면 머릿기사로 보도된 '도 넘은 시민단체 유등축제 유료화 반대 집회' 또한 황당한 기사다. 이창희 진주시장의 초상권을 운운하고 있는데, 공인 중의 공인인 선출직 시장의 초상권 침해를 주장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이런 신문의 이런 악의적 보도에 의식 있는 시민들 또한 애써 무시해왔다. '어차피 별 영향력 없는 신문인데, 괜히 엮여 시비 붙어봤자 골치만 아프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이런 신문이 발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궁금하다. 과연 월요일(29일)자 신문에도 역시 1면에 회장 아들 결혼식 알림을 실을까?

결혼식 날짜까지는 아직 25일이나 남았다. 이 신문은 그날까지 매일 이렇게 결혼 소식을 공지할지, 과연 이 분야에 새로운 기록을 수립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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