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기자는 견(見)하지 말고 관(觀)해야 한다

기록하는 사람 2013. 5. 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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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어디까지 사실인지 규명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기본 역할이지만, 종종 그것을 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바쁜 취재현장에선 그날 그날 발생한 일들을 챙기는데에도 급급해 '규명'에 소홀해질 수 있다. 그러다보니 첨예하게 상반된 주장이 나와도 기자가 사실 규명에 나서는 대신 한 쪽 주장과 다른 쪽 주장을 함께 싣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보도에서도 그랬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강성 귀족노조'라는 근거로 "1999년 의료원장이 노조에 의해 감금·폭행 당하기도 했다"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규명하려는 언론은 없었다.


그래서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기획을 통해 홍 지사가 연일 쏟아내고 있던 '강성 귀족노조론'을 규명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세 건의 보도가 나왔다.


14년 전, 주먹 휘두른 이는 의료원 원장이었다

[진주의료원 사태 진실 혹은 거짓](1)의료원장 감금 폭행 여부



직원은 모르는 "지사만 아는" 진주의료원 비리

[진주의료원사태 진실 혹은 거짓] (2) 노조 친인척 채용 비리


홍준표가 웃는다 '노조 혐오 정서가 나의 힘'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강성·귀족노조론'이 먹히는 까닭


NC 다이노스 야구단 창단 후 인터넷에 떠도는 '마산 아재 전설'도 마찬가지다. 많은 언론이 이 '전설'들을 인용하며 마산 야구팬의 높은 열기를 보도했고, 아직도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설'들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보도가 나왔다.


마산아재 야구전설 어디까지 진실일까



오늘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시사인에 쓴 글을 읽었다. 명 대표도 '확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언론인들은 ‘가장 먼저 이야기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라 ‘팩트를 확인할 기회를 놓친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확인해주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스트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특별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SNS를 중계하지 말고 확인해야


앞으로 우리 신문은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진실 혹은 거짓'을 아예 고정코너로 배치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모든 언론은 '진실 혹은 거짓'을 취재 보도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기자는 어떤 사안을 볼 때 견(見)하지 말고, 관(觀)해야 한다는 말도 같은 말이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 전달할 게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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