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과 함께 치르는 보궐선거에 출마한 경남도의원 후보 한 분은 지난 1월 5일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트위터는 없고, 홈페이지도 검색되지 않는다. 블로그도 물론 없다.

그런데 유일한 인터넷 활동인 페이스북도 영 시원찮다. 프로필 페이지에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라는 표식 하나도 없다. 담벼락에 올라와 있는 몇몇 사진과 글을 통해 그가 후보자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뿐이다. 친구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건 말건 그건 후보자 마음이다. 문제는 기본적인 네티켓(Netiquette·네트워크와 에티켓의 합성어)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친구로는 부족하다 싶었는지, 1600여 명의 회원이 있는 페이스북 창원시그룹에 들어가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의 사진을 도배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 설명이라곤 '○○시장에서'라는 장소를 나타내는 글 한 줄이 고작이다. 자신이 올린 사진에 네티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심도 없다. 하긴 별로 반응도 없다. 어쩌다 두어 개 댓글이 달린 것도 있지만, 후보자는 답변 한 줄도 달지 않는다.


그런데 한 번은 후보 자신의 얼굴보다 명함을 받고 악수를 하는 한 여성유권자의 얼굴이 선명히 부각된 사진이 올라왔다. 그 여성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초상권 침해'에 걸릴 수 있는 일이었다. 걱정스런 마음에 내가 댓글로 물어봤다.

"혹, 이 여성이 선거운동원인가요? 아니면 유권자인가요?" 두 시간이 지나도 답변이 없었다. 다시 댓글을 올렸다. "만일 그냥 유권자라면 초상권 침해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답이 없었다. 다시 물었다. "이거 ○○○ 후보가 직접 올리는 건가요? 아니면 캠프에 담당자가 있나요?" 역시 묵묵부답.

그런데 그 사이 다른 장소에서 역시 명함을 건네고 있는 후보의 사진이 또 올라왔다. 이후에도 두어 장의 사진이 추가로 올라왔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페이스북은 일방적인 교시(敎示)를 내리는 수단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 수단이다. 적어도 공직선거, 그것도 풀뿌리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후보라면 선거과정에서 시민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게 도리일진대, 이건 뭐 스스로 '소통능력 부재'를 자인하는 꼴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 후보를 들었지만, 여타 후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소셜네트워크가 뜬다고 하니 너도 나도 가입은 했는데, 자세가 안 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표를 까먹고 있는 후보가 태반이다.


경남 인구의 75%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시대이지만, 아무런 인터넷 소통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후보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사업부가 조사한 바로는 56명의 국회의원 후보 중 10명은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없다고 한다. 있다 하더라도 정책이나 공약을 제대로 올려놓은 후보는 몇 되지 않는다. 그래놓고 자신을 찍어달라고 한다.

인터넷에 유권자들과 소통 창구를 열어놓는 것, 그걸 통해 진심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후보의 필수 덕목이다. 선거벽보와 선거공보, 현수막은 엄청난 제작비가 들지만,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은 비용 한 푼 들지 않는다. 따라서 이건 인터넷을 통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와 성의의 문제다.

후보의 경력이나 소속 정당, 정책, 공약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하지만 SNS(Social Network Service) 시대에는 유권자와 인터넷을 통한 소통능력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후보자의 소통능력에 대한 검증이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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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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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redtop.co.kr 더공 2012.04.06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그리고... 제가 그 후보에 대해서 알티나 멘션한 적도 없는데
    제 아이디에 알티 넣어서 마치 제가 멘션을 보낸 것처럼 하는
    정치인도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