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2012선거기록

김두관은 과연 이번 대선에 출마할까?

기록하는 사람 2012. 2.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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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경남도지사가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는 모양이다.
 
그는 지금까지 직접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적이 없지만, 꾸준히 잠룡으로 분류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그렇고, 최근 <미디어오늘>이 정치부 기자 197명을 상대로 한 '18대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는 문재인, 박근혜, 손학규, 안철수에 이어 5위에 올랐다.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5위였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올해 18대 대선이 '박근혜-김두관'의 양자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서슴지 않는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권력의지가 약하고, 김두관은 권력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는 "정치권 안에서보다 밖에 있을 때 강점이 있고, 대중들 역시 안 교수를 지지하지만 대선에는 안 나왔으면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을 빼고 나면 영남과 호남 모두에서 두루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는 김두관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민주통합당 입당을 계기로 그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 사무실 안에서도 기자들끼리 '나온다' '안 나온다'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나에게도 심심찮게 이걸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김두관 지사는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할까? 그래서 지난 1월 그를 인터뷰하면서 대놓고 이 질문을 던졌다.


-대선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출마합니다 이러면 뉴스가 되는데, 출마 안 한다 해도 뉴스가 됩니까?(웃음)"

-가능성은 열어두고 계시는 거죠?
"주변에서 그렇게 열어두라 하기도 하고요. 또 정치라는 게 워낙 움직이는 생물이고 역동적이라서 미리 닫아놓을 이유가 있나 하는데, 저도 거기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재야인사가 아니라 현실 정치인이니까. 좀 부담스러운 것은 제가 경남도정을 1년 7개월째 하고 있는데, 어쨌든 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도지사로서 잘 하라고 저를 선택해주신 도민들에게 대한 최소한 예의이고 도리라고 생각하고, 저는 도정에 전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 의미있는 정책 성과가 나올 때 저의 장래도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교과서적로도 그렇지만 제 마음가짐도 도정에 전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하면,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는 국민이 원하고 시대정신에 맞아야 한다고 봅니다. 보통 정치인들이 다 그런 꿈, 나라를 잘 경영해봐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5년에 한 명밖에 안 나옵니다. 그야말로 국민이 부를 때만 가능하지 그 부분은 개인이 욕심낸다고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시대와 역사, 국민이 요구해야 할 수 있는 거죠. 나중에 국민이 부를 수도 있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고 지금은 도정에 전념하는 게 도리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적어도 거짓이 섞여있는 대답은 아니라고 느꼈다.

여기까지 그의 대답을 종합하여 거칠게 요약하자면 '시대와 역사, 국민이 요구한다면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게 어떤 상황일까? 아마도 (1) 안철수가 끝내 출마하지 않고 (2) 문재인도 출마할 수 없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3) 김두관이 가장 강력한 대안 후보로 떠오르고 (4) 자신이 속한 민주통합당과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출마 요구가 빗발칠 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덧붙이자면 (5) 자신의 사퇴 후 치러질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넉넉히 당선될 수 있는 후임의 존재다.
 
과연 그런 상황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모르고 김두관도 모른다.
 
사실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도지사직 중도 사퇴 후 대선 출마'는 김두관 자신에게도 부담이 너무 크다. 중도 사퇴와 행정 공백에 따른 비판 여론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뿐더러, 대선보다 먼저 치러질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안방(경남도)을 적군(새누리당)에게 내주기라도 한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결론은 '김두관도 모르는 김두관 출마'라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위에서 말한 그런 상황과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중도 사퇴는 안 한다는 쪽에 마산 통술 한 상 건다. 붙을 사람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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