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책을 드립니다

김훤주 2012. 1. 4. 09:17
반응형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를 2011년 한 해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10월 중순 시점으로 36군데를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치단체와 기업에서 광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광고를 주신 창원시, 창원시의회, 진주시, 통영시, 사천시, 사천시의회, 김해 기적의 도서관, 밀양시, 거제시, 양산시, 의령군, 함안군, 고성군, 마산상공회의소,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경남에너지, 경남은행,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STX, 경남교육청, 경남도청에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Orz....

아울러 그동안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이번에 나온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를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여기 블로그에 댓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제 손전화 010-2926-3543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셔도 되겠습니다. 받으시는 분 주소와 전화번호, 그리고 성함을 일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책은 비매품으로 찍었으니 공짜로 드리고 보낼 때 착불로 하겠으니 다만 배달비만 부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한 분 앞에 한 권씩만 드리겠습니다. 제게 주어진 여분이 100권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2011년 한 해 동안 '시내버스를 타고' 마흔여덟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이 가운데 나름 의미있고 보람도 있는 열 군데를 따로 골라내 봤습니다. 무슨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 제가 그냥 주관으로 꼽았으니 잔뜩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하하.

1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동헌과 시장 일대를 다룬 데서부터 12월 합천군 청덕면 가현마을에서 쌍책면 성산 마을로 이어지는 황강 둑길까지입니다. 다들 그럴 듯한 길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코스는 되도록 꼽지 않았으며 덜 알려졌거나 새로 알려진 데를 먼저 골라 잡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미 잘 알려진 코스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다가섰을 때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곳을 골랐답니다.

◇진주 남강변 한실~중촌

진주시 대곡면 한실 마을에서 중촌 마을까지 남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랍니다. 이른바 4대강 공사로 이제는 낙동강에서 잘 보기 어려워진 대숲과 갈대와 모래톱과 개울의 어울림을 한껏 담을 수 있는 여정입니다.

강가를 도로로 따라가는 대신 바짝 다가가 모래밭을 걸을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바는 떼지어 있는 커다란 독수리였습니다. 하늘을 날면 그것이 독수리인지 까마귀인지 아니면 까만 비닐 봉지인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들판에 앉아 있는 독수리는 그 당당함이 인상깊게 다가왔답니다.

◇합천 영암사지 벚꽃길

황매산 모산재와 영암사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거기서 가회 마을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모릅니다. 시골길이라 가회 마을 이어지는 길은 사람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오히려 늘어선 벚꽃들이 사람을 구경하는 그런 형국이었습니다. 이처럼 한적한 바람에 벌들 웅웅거리는 소리가 길을 걷는 내내 매우 크게 들렸답니다.

이처럼 멋진 길로 들어서는 즈음이 영암사지가 되는 셈인데 이 폐사지의 세상에 다시 없을 '씩씩함'이 길가 늘어선 벚꽃의 '화사함'과 잘 어울렸습니다. 거기서 바라보는 모산재 장한 기운도 좋습니다. 그리고 끄트머리 가회 마을에 달려 있는 '혁림서당'도 눈에 새로웠습니다.

◇밀양 얼음골 옛길

옛날에는 이 길로 해서 사람들이 얼음골도 찾고 호박소도 찾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쪽 옆구리에 새로 너르게 길이 나면서 이 길은 사람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음골 옛길은 이제 동네 사람들 농로 비슷한 쓰임새로 놓여 있습니다.

콘크리트가 깔려 있는데 자동차는 거의 다니지 않았습니다. 길가 양 옆에 늘어선 사과나무 과수원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어쩌면 사과향이 뿜어나기도 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여기를 산책하기 좋은 길로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걸으면서 바라보는 재약산 풍경 또한 멋지답니다.

◇거제 서이말등대~공곶이

대부분 사람들은 공곶이를 갔어도 서이말등대까지 이어 가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 서이말등대를 간 사람들도 공곶이까지 이어 가지 않는답니다. 여기 모든 여정에는 빛나는 보석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와현에서 서이말등대 가는 길 또는 공곶이에서 예구 마을로 이어지는 길에는 그것이 적게 있었습니다.

대신 바로 서이말등대에서 공곶이로 이어지는 자드락길에는 그처럼 빛나는 보석이 곳곳에 넘치도록 깔려 있었습니다. 여름이 다 돼서 찾았는데도 나무가 우거져 그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곶이와 서이말등대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해 금산~상주해수욕장

거제 서이말등대와 공곶이처럼, 금산 보리암과 상주해수욕장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이 둘을 이어봤더니 등산과 걷기와 해변 즐기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씩씩하고 장하고 화려했습니다.

금산 보리암 가는 군내버스가 자주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아침 8시와 9시, 오후 5시에 남해우체국 앞을 떠나는 보리암 보유 29인승 버스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보리암에서 상주해수욕장 있는 바다 쪽을 바라보면, 산줄기가 어떻게 해서 바다에다 꼬리를 담그는지도 나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산청 단속사터~남사 마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단속사터와 남사마을을 걸어서 이었습니다. 단속사터 자체도 좋고 거기 삼층석탑과 당간지주가 자리잡은 탑동마을도 그럴 듯하지만 그 둘을 이어주는 시골길이 겨울철 한 나절 시간을 내어 걷기에 아주 알맞았습니다.

가운데 즈음 야트막한 고개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광제암문(廣濟癌門)' 넉 자를 눈에 담는 작은 누림도 있었고요, 남사 마을 19세기 부농들의 신분 상승 욕구가 가득 담긴 건축 양식을 살피는 보람도 간간했습니다.

◇고성 학림·송천 일대

고성 바닷가 하면 대체로 '상족암'과 상족암이 있는 '덕명 마을'을 떠올리기 십상지지만 바닷물과 바닷바람이 상족암 일대에서만 작업을 했을 리는 없겠습지요. 흐르는 세월과 함께 바람과 파도가 새겨놓은 자취가 거기 송천 마을 바닷가에도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굴을 양식하는 풍경도 썰물을 맞아 새삼 드러나 있었습니다. 학림 마을까지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누비는 즐거움이랑 갯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들의 수다를 엿듣는 상쾌함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학림 마을 돌담장 구경은 차라리 덤이지요.

◇사천 종포~대포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를 보통은 아침 나절에 떠나는데 사천 종포~대포 갯벌은 저녁 무렵에 나섰습니다. 갯벌 풍경을 제대로 보여주는 썰물 때에 맞추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해가 지는 풍경이 갯벌과 썩 잘 어울린다는 사정도 한몫했습니다.

사천 일대 갯벌이 많이 망가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무척 쓸만한 갯가였습니다. 갯벌에 들어가 갯일을 하는 할머니들이 정겨웠습니다. 사실 그이들 처지에서 보면 고단한 노동일 따름이겠지만은요. 그리고, 사천대교는 사람 걸을 길이 없어서 아쉬웠답니다.

◇안민고개 밤벚꽃길, 그리고 하동 화개 십리벚꽃길

관점을 조금만 바꾸고 시기를 조금만 비틀어도 누리는 재미가 엄청나게 다를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여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대낮에 흐드러진 벚꽃에 자지러지지만 한밤중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보는 벚꽃도 충분히 사람을 황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밤벚꽃은 낮벚꽃보다 좀더 환상적이랍니다.

꽃 피는 봄이 아닌 여름에 찾은 하동 화개 십리벚꽃길도 마찬가지. 봄철 벚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사람도 거기 활짝 피어 모였습니다. 그런데 싱그런 잎사귀 바람에 날리는 여름 그 그늘은 매우 멋지고 좋았지만 사람들이 그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흐르는 화개천도 더불어 멋졌고 양쪽 차밭 등도 벚나무 가로수와 어우러져 초록을 한껏 내뿜었습니다.

김훤주
지리산둘레길걷기여행
카테고리 여행/기행 > 테마기행
지은이 이혜영 (한국방송출판, 2009년)
상세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