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100년신문이 파업해도 아무 관심없는 독자들

기록하는 사람 2010. 4. 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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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지역신문이나 경남일보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슬퍼서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1909년 창간)임을 자랑하는 경남일보가 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그 때문에 30일자 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

파업에 들어간 원인이나 배경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그 내용은 미디어오늘의 관련기사를 참조해도 되고, 경남일보 기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봐도 알 수 있다.

내가 슬픈 것은 100년 신문 경남일보의 발행중단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다. 아니 반응이 아예 없다는 게 슬픔의 실체다.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gnnews21


요즘 신문은 종이만으로 발행되지 않는다. 인터넷과 병행발행된다. 그래서 신문의 발행부수와 뉴스사이트의 순방문자를 함께 합산하여 그 신문의 독자층을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특히 신문의 뉴스사이트는 독자와 신문제작자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다.


그런데, 파업소식을 듣고 들어가본 경남일보 뉴스사이트는 썰렁하다 못해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명색이 지역일간지가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그로 인해 신문발행이 중단되었는데, 하다못해 '왜 신문이 오지 않느냐'는 독자의 항의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경남일보 노조가
열린마당이라는 게시판에 파업돌입 사실을 알리는 공지글을 하나 올려놓은 것 말고는 독자들의 항의나 격려는 눈을 씼고 봐도 없다. 그 위로는 스팸성 게시물만 올라오고 있다. 명색이 지역일간지라면 정기구독자도 적지 않을텐데, 그들 독자들로부터 '배달이 안된 이유'를 묻는 글조차 없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극단적으로 보면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라는 뜻일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게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이라면 대체 지역신문의 존재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10여 년 전에도 경남의 한 지역일간지 노조가 한 달 가량 파업을 하면서 신문발행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신문사의 자유게시판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내가 소속된 신문사는 아니었지만, 그 때도 그걸 보면서 지역신문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씁쓸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 이용자가 많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자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경남일보는 뭔가. 설마 경남도민일보도 파업을 하게 되면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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