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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2

연봉 9000만원 조합장이 사준 보리밥 정식

며칠 전 농협조합장이 된 친구녀석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점심이나 한 그릇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약속한 날 구자환 기자와 함께 창원시 동읍농협 앞으로 갔습니다. 밥을 먹기 전에 그의 사무실을 보고 싶었습니다. 농협조합장 방은 어떤 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조합장실은 널찍했습니다. 이사 또는 직원들과 회의를 하거나 찾아오는 손님들을 만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조합장 당선 직후 저와 만나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운동권 출신이 대중을 잘 살게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습니다. '저 새끼 저거, 데모나 하던 놈…, 되고 보니 별 수 없네' 이렇게 되면 안 되거든요." 그는 또한 "농민들은 죽을 판인데, 조합장만 말타고 가죽 군화 신고 다니면 안 된다..

가난한 시절 밥 남겨주던 따뜻한 배려

세밑입니다. 춥습니다. 12월 초순 사랑하는 후배 이헌수랑 같이 점심을 먹는데, 갑작스레 옛날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먹던 점심이 시래기국밥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70년대 초반까지는, 밥을 짓기 앞서 보리를 먼저 삶아뒀습니다. 그렇게 삶아둔 보리쌀을, 밥을 지을 때에 가장 아래에다 깔아둡니다. 그야 물론, 쌀을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부풀어 오르는 정도도 보리가 쌀보다 더하지요. 보리를 깔면 쌀은 그보다 훨씬 적게 들어가도 분량은 비슷해지게 된답니다. 나중에 나온‘납작보리쌀’은 미리 삶지 않고 쌀이랑 같이 안쳐도 되었는데, 미리 삶아두지 않으면 보리가 제대로 익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지금은 밥 푸는 순서가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그 때는 꽤 중요했습니다. 밥을 주걱으로 미리 저어두기도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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