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대나무 대나무를 보면 먼저 장독대가 떠오릅니다. 아버지 태어나시고 할아버지 태어나시고 어머니 시집오시고 할머니 시집오셨던 옛날 시골 우리집이 그랬거든요. 마을 뒤 언덕배기 가장 높은 데 자리잡고 있던 우리집은 뒤에 병풍처럼 대숲이 우거져 있고 그 바로 앞에 장독대가 있었습니다. 장독대랑 부엌은 또 붙어 있엇지요. 장독대에서 우리 어머니는 눈물 꽤나 흘렸을 것입니다. 시집살이가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밥을 짓거나 불을 때면서도 많이 울었다고 생전에 어머니가 말씀한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겨울에 더 많이 울었을 것 같습니다. 겨울 바람에 어울려 여느 때보다 더 크게 내는 대숲 소리가 어머니 울대를 타고 나오는 울음을 감춰줬을 테니까요. 대숲에 들어가 한 번 앉거나 누워 보신 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