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나름대로 정리해 본 인터뷰 하는 방법

김훤주 2012. 1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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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어서 했는데 써 먹지는 못했습니다. 김명수님의 책 <인터뷰 잘 만드는 남자>를 보면서 간추렸습니다. 드문드문 제 생각과 방법도 들어 있기는 합니다. 김명수님의 책은 쓸만했습니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크게 무거운 책도 아니었습니다.

1. 인터뷰를 왜 하는가?


1.
인터뷰가 중요한 까닭은 누가 뭐래도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이 아닌 자연물을 인터뷰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인터뷰는 여기서 말하는 인터뷰의 개념에서 벗어납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움직여나갈지 알기 위해서도 인터뷰를 하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움직여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기도 합니다. 전자를 위해서는 현실에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고 있는 사람을 인터뷰하고 후자를 위해서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바람직하게 살고 있는 사람을 인터뷰합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이 어떤지를 알기 위해서도 인터뷰를 합니다. 결국 세상 사는 사람 이야기가 됩니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좀더 잘 알 수 있는 것이 인터뷰입니다.(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생활 자체가 인터뷰가 아닌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박영주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 공동 대표와 김훤주.


2.
이런 인터뷰들은 인터뷰하는 대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주제 설정은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정하지만, 인터뷰에서 나오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은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좌지우지해서는 안 됩니다. 말하자면 인터뷰를 하는 상대방한테 들어 있는 것을 잘 찾아내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특정 사안이 쟁점으로 떠올랐을 때 하는 인터뷰는 그 사안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내용을 인터뷰에서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궁금하게 만드는 글은 맞지 않습니다.

인터뷰는 인터뷰하는 상대를 띄워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만나 인터뷰한 사람에 대해서는 좋게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객관적이고 합당한 까닭과 근거가 있다면 그런 데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뷰하는 상대를 통해 읽는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에도 인터뷰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질문하고 또 질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질문을 잘못 하면 아무 사전 준비 없이 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고 예의가 없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성민 극단 새벽 연출가와 김훤주.


인터뷰하는 사람의 주장·의견을 보여주기 위해 인터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청문회식이나 취조, 또는 연설하듯이 인터뷰하면 안 됩니다. 자기 생각 강요밖에 안 됩니다. 이런 인터뷰는 절대 금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경우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블로거도 기자도 사람인지라 자기 생각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자기 주장이나 의견에 맞도록 질문을 몰아가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2.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1.
인터뷰의 핵심은 사전 조사와 준비입니다. 인터뷰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하는 인터뷰는 이미 실패입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르고서 어떻게 좋은 날카로운 상황과 잘 어울리는 질문을 할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인터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미 나와 있는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아직 나오지 않은 정보를 찾아내어 보완한다는 자세로 하면 좋다고 합니다.


2.
인터뷰의 핵심은 귀 기울여 듣기입니다. 상대방 얘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상대방 얘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해야 자기가 알맞게 말과 질문을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식으로 마음대로 해석을 하면 안 됩니다.

3.
인터뷰를 하는 사람은 인터뷰하는 상대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하며 무슨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분명하고 확실하게 정체성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 정체성을 찾아내는 데에서, 굳이 단점을 들먹여 상대를 깎아내리기보다는 교훈적이고 숨은 장점을 찾아내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고 긍정적인 쪽으로 끌고 간다면 더욱 좋겠습니다.(뒤쪽 잘 뽑은 제목에서 그런 정체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인터뷰가 중요한 또다른 까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터뷰를 통해 말하는 방법과 의사를 소통하는 방법을 더욱 잘 배우고 잘 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 같은 일상 생활에서 무척 필요한 대목입니다.

3.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는 인터뷰

1.
시작이 반입니다. 인터뷰를 당장 시작해 봅시다. 상대방은 자기 주변에 널려 있는 가까운 사람으로 잡으면 됩니다. 어쨌거나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은 반드시 미리 알려야 합니다. ‘인터뷰’는 그에 관한 글쓰기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사람도 아닌데 무슨 인터뷰냐고 거부 반응이 있기 십상이지만 처음 그런 장벽을 넘으면 다음은 쉽게 풀린다고 합니다. 묻고 답하기 방식보다는 그냥 일상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듯이 하는 편이 낫습니다.

10월 21일 창원호텔에서 있었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블로거 간담회.


2.
이름나고 잘난 사람만이 인터뷰 상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평범한 보통사람이 오히려 더 인터뷰 상대입니다. 물론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단서가 달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조금 평범함’은 어떤 사람이라도 하나 정도는 갖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름나고 잘난 사람들 인터뷰에서는 감동을 받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3.
언제나 나오는 말이지만 인터뷰에서도 실수를 겁내거나 하지 않으려 하면 안 됩니다. 실수를 통해 사람은 좀더 배우고 좀더 완벽해집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완벽은 없습니다.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뭐든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실수를 통해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인터뷰 요령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에서.
글쓴이 : <경향닷컴> 편집국장을 지낸 김명수(1956년 출생) 기자. 현재 인터넷 인터뷰 전문 신문 <피플코리아(www.peoplekorea.co.kr)> 운영

1. 처음에는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덕담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끌어올려라.

2. 겸손한 자세로 자기 소개를 먼저 하고 인터뷰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밝혀라.

3. 인터뷰 주제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는 인터뷰하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4. 밝은 표정으로 상대와 눈을 맞추면서 확실하고 분명하게 구체적으로 질문하라.

5. 가벼운 질문을 먼저 던지고, 상대방이 주저하는 내용은 나중에 적절한 타이밍을 맞춰 우회적으로 물어라.

6. 인터뷰하는 상대가 꺼려하는 내용은 일단 피하고 넘어가라.

7. 인터뷰하는 상대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려라.

8. 인터뷰하는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고,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신경을 써라.

9. 인터뷰하는 상대가 스스로 말하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고 흐름을 끌고 가라.

10. 최대한 집중하여 경청하라. 자기 말을 열심히 들어주면 인터뷰하는 상대 스스로 다 털어놓는다.

11. 사소한 말도 그냥 흘려듣지 말고 인터뷰하는 상대의 표정과 태도를 주의깊게 관찰하라.

12. 녹음기에만 의존하지 말고 메모를 함께 하라.

13. 단어 표기가 복잡한 이름이나 발음을 잘 못 들었으면 몇 번이라도 물어 그 자리에서 확인하라.

14. 마지막으로 기사에서 추가하고 싶은 내용은 없는지 물어보고 민감한 내용은 재차 확인하라.

언젠가는 꼭 한 번 인터뷰해 보고 싶은 모산재 할매. 합천 모산재 아래에서 포장마차를 하신다.


인터뷰에 어울리는 글쓰기

1. 독자의 관심을 끌어내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도록 독자에게 유익한 내용으로 흥미 있게 풀어나가라.

2. 문장의 흐름 전개가 빨라야 한다. 문장 길이를 가급적 줄여 단문으로 끊어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문장이 길고 난해한 기사 쓰기는 독자가 외면한다. 글 호흡에 변화를 줘라.

3. 객관적이고 명쾌하게 써라. 구어체를 많이 써라. 같은 단어를 피하고 변화를 줘라. 산뜻한 용어를 써라.

4. 좋은 기사는 독자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좋은 문장의 기본 요건은 읽는 사람이 쉽게 문장의 뜻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글의 맛이 보태지고 멋도 있으면 좋다.

5. 최고의 인터뷰 기사는 가장 쉽고 간결한 문체로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완전히 이해하고 소화해서 가장 쉬운 문체로 풀어써야 한다.

6. 현장감을 살리면서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하지만 지나친 미사여구도 사족이다.

7. 단순히 전달에 그치지 말고 창의적으로 써야 한다.

8. 오탈자나 내용 오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오탈자나 오류가 있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인터뷰하는 상대에 대한 모독이다.

9. 내용이 꼬이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논리적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원칙으로 기사를 풀어나간다.

10. 이미 알려진 내용은 더이상 기사가 아니다. 광부가 숨어 있는 금을 캐내듯 새로운 내용을 찾아내라.

11. 기사는 출처가 분명해야 한다.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실명으로 출처를 밝혀야 신뢰성이 있다. 아무리 좋은 기사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글쓰기 방법론

1. 수정하고 또 수정하라.

2. 진액만 남을 때까지 압축하라. 처음에는 내용에 신경쓰지 않고 모든 분량을 나열한다.

3. 내용에 집중하라. 철자와 받침은 나중에 어차피 수정 단계를 거치면서 모두 잡아내야 한다.

4. 제목을 먼저 생각하라. 처음부터 방향과 주제와 제목을 정해놓고 쓴 글은 연결이 부드럽고 내용이 깔끔하게 이어진다.

5. 말을 하듯이 글을 써라. 그래야 실감이 난다.

6. 중요한 순서대로 계속을 살을 붙여나가라. 그래놓고 분량이 넘치면 뒤에서부터 쳐내면 된다.

7. 오·탈자 교정은 나중에 한다.

8. 악플에 매달리지 마라. 관심을 끄는 글이라면 어차피 악플은 달리게 마련이다.

김훤주

인터뷰잘만드는사람1000명의속마음을훔친설득과소통의달인
카테고리 자기계발 > 화술/협상
지은이 김명수 (중앙생활사,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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