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관광객은 잘 모르는 제주 착한 횟집

기록하는 사람 2012. 7. 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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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에 두 번이나 제주도에 다녀왔다. 한 번은 4.3평화재단이 마련한 강의를 위해, 한 번은 제주관광협회의 초청이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제주도에서 본 것들을 여기에 포스팅하려 한다.

첫 번째는 제주도 횟집의 경쟁력이다.

내가 사는 경남에서 회를 사 먹을 수 있는 방법은 '횟집'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에 가거나 '일식' '한정식' 집에서 먹는 방법 뿐이다. 문제는 이들 식당 모두 최소 2명 이상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1인분은 아예 팔지 않는다.

마산의 횟집을 보면, 모듬회 한 접시에 최소 4만 원~5만 원이다. 더 비싼 집도 있다.

문제는 가장 작은 4만 원짜리를 시켜도 둘이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먹는 양으로 보면 3~4명이 4만 원짜리 가장 작은 접시를 시키면 딱 알맞을 정도다. 그럼에도 어떤 횟집은 3명이 가서 4만 원짜리를 주문하면 아예 노골적으로 "3명이면 적어도 6만 원짜리는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봄에 먹은 경남의 도다리 회. 아마 7~8만 원은 줬던 것 같다.


또 경남의 횟집은 대개 메뉴가 '모듬회, 자연산 회' 둘 뿐이다. 다양하게 조금씩 먹어볼만한 메뉴가 없다. 회를 다 먹고 나면 '매운탕'밖에 먹을 게 없다.

그런데, 이번 제주 여행에서 '횟집은 으례 그런 것'이라는 선입견이 깨졌다.

제주에 도착한 날 오후, 당초 잡혀 있던 저녁 약속이 펑크났다. 만나기로 했던 분이 추자도에 갔다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덕분에 여유롭게 제주목관아를 구경하고, 내친 김에 좀 더 걸어서 제주 동문시장도 둘러보기로 했다.

1인분에 1만 5000원 짜리 생선회

거기서 우연히 발견한 횟집이다. 동문시장 안에 있다. 처음엔 거기서 저녁까지 먹을 생각은 아니었다. 그냥 구경삼아 둘러보는데, "혼자 오셨습니까" 하고 말을 붙이는 분이 있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1인분 회도 있습니다. 1만 5000원에 황돔과 000 등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라는 거였다.

1인분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동해 자리에 앉았다. 아~. 감동이었다. 혼자 먹기 딱 알맞은 양이었고, 그것도 다양한 회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네 가지 어종별로 네 점씩 회가 나왔다. 내 입맛엔 황동(참돔)이 가장 부드럽고 입맛에 맞았다. 다른 세 가지도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맨 앞에 있는 게 황돔이다.


더 감동이었던 것은 함께 나온 서비스 안주 또한 제대로였다는 것이다.

 
이건 자리돔 무침이다.

 
이건 자리돔 회와 가오리 회, 새우, 소라 등이다.


생선까스도 준다.


게다가 초밥과 알밥, 고등어 회까지....

다 먹을 때쯤 종업원이 와서 "매운탕 드릴까요?" 한다. 매운탕도 주느냐고 되물었더니 기본으로 나온단다.

하지만, 이미 너무 배가 불러서 그건 사양했다.


메뉴판을 보니 대체로 가격이 다 착하다. 점심특선은 4000원이다. 초밥 5000원, 매운탕도 5000원이고, 참돔 지리는 7000원... 내가 사는 경남보다 훨씬 싸다. 메뉴도 참 다양하다. 각종 구이에다 고등어조림, 갈치조림도 있다. 1만 원짜리 회(포장)도 있다.


나오면서 "왜 이렇게 싸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인 듯한 분이 웃으며 "착한 가게로 선정되었다"고 자랑한다.


식당 이름은 '싱싱회센터'이고, 식당은 이렇게 생겼다.


다른 횟집 하나와 정육식당도 함께 있다.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제주 여행 가시는 분들, 이 집에 꼭 한 번 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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