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쌀 거 같아요"라는 유흥주점 이름

김훤주 2010. 7. 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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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에 마산 산호동에서 추적 60병이라는 술집 이름을 보고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더 기발하고 창의적인 간판을 보게 됐습니다.

물론 여기서 기발 창의란, 그 내용이 천박하다거나 하는 바와는 별개로 말이 뜻하는 바 이중성을 제대로 잘 비틀어 살려먹었다는 측면에서만 드리는 말씀이랍니다.

이렇게 본다면 앞에 말씀드린 '추적 60병'은, 그냥 잘 알려진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는 낱말 하나만 살짝 바꿔 놓은 정도일 따름이랍니다.

그러니까 기발은 하지만 창의적이지는 않다는 말씀이 되는 셈인데요, 반면 여기 이 쌀 거 같아요는 안과 밖, 여기와 저기를 한꺼번에 가리키는 그런 효과를 톡톡하게 부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이 아니라 '365일' "쌀 거 같아요"로군요. ^.^


여기서 '싸다'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형용사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는 데 드는 돈이 다른 데보다 적다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동사로 똥이나 오줌을 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싸다'는, 남자가 여자랑 어울려 이를테면 몸으로 마음으로 사랑을 하고 나누다가 남자가 사정(射精)하게 되는 일을 이르기도 합니다. 물론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습니다만 대체로 그리 여긴다는 것입지요.

(엄밀하게 따지면 어떤 이는 사정조차도 실제 상황과 딱 들어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액을 쏘다'니 말이 되느냐, 쏘려면 겨냥을 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무슨 겨냥이냐 등등.)

그러니까 유흥주점에서 사람이 "쌀 거 같아요"라고 한다면 값이 비싸지 않고 싸다는 얘기도 되고 아니면 무엇때문인지가 저로서는 도무지 모를 일이기는 하지만, 무슨 사정을 하고 말 것 같다는 뜻도 담고 있겠지요.

간판 속 여자가 사진을 찍는 저를 향해 팔을 쫙 뻗었습니다. 하하.


저는 이런 기발한 비틂이 이 간판에서 느껴졌고 그 느낌이 보는 그 순간 작지 않은 웃음으로 터져나오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 성매매를 암시하는 그런 천박함까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왜 이런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흥부가 놀부 아내인 형수한테 밥주걱으로 뺨을 맞은 진짜 까닭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십니까?

힌트. 흥부는 형수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수님, 밥 좀 주세요. 사정합니다."

그러니까 정답은, 흥부가 뺨을 맞은 까닭이, '밥을 달라'고 해서가 아니라 '사정한다'고 해서라는.

믿거나 말거나입니다요. 푸활뢀뢀뢀롸~~~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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