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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8

연탄불 '이용'한 동반자살이라고?

16일치 11면 사회면에서 ‘일주일새 8명 동반자살……여고생도 포함’이라는 기사를 읽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용’ 때문입니다. 기사 첫 문장에 나오는 낱말입니다. 이렇습니다. “일주일 사이 강원 횡성과 정선에서 연탄불을 이용한 동반자살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남녀 8명이 숨졌다.” 제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자살이라면 보통은 나쁜 일로 여기는데, 여기에 이라는 낱말이 어울리나?’였습니다. 이용은 이롭게(利) 쓴다(用)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풀어 쓰자면 “연탄불을 이롭게 쓴 동반자살 사건”이 되는데, 여기서 ‘이롭게’와 ‘자살’이 충돌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행위를 한 사람들 처지에서는 ‘이용’이랄 수 있겠습니다만.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처럼 “삶이 가치롭다면 마찬가지 죽음도 가치..

언론계의 '상매매' 관행 어떻게 보시나요?

언론계의 잘못된 관행을 언론내부에서 지적하는 것은 참 괴로운 일입니다. 기사내용 중 조그만한 흠만 있어도 지적을 받은 당사자측에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우군이 될 줄 같았던 다른 언론의 침묵입니다. 그들마저 침묵해버리면 마치 관행을 지적한 우리는 왕따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지난 12월 한국일보와 한국전문기자클럽이 주관했던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관련보도만 해도 그랬습니다. 수상한 26명의 자치단체장과 어청수 경찰청장, 기업체 사장 등이 모두 '대상'을 받았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상을 받은 상당수 자치단체장들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2000만 원에 이르기까지 '홍보료' 명목의 돈을 주최측에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저는..

경찰청장이 사기에 들러리 섰다면?

어청수 경찰청장이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을 받는다는 기사를 처음 봤을 땐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 상을 주최하고 후원한 단체 중 '한국전문기자클럽'이나 '세계언론인재단'이 좀 생소하긴 했지만, 내가 무식해서 그렇겠거니 했다. 그런데, '어청수 청장 'CEO상'은 정체불명' 이라는 곽상아 기자의 기사를 보는 순간 '이건 뭔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청장과 함께 상을 받았다는 자치단체장과 (공)기업 사장들을 찾아봤다. 내가 사는 경남의 김한겸 거제시장도 들어 있었다. 전형적인 '돈 주고 상 받기'라는 직감이 왔다. 거제시장은 작년에 우리가 이 관행을 취재했을 때 한국언론인포럼 주관 '2006 지방자치대상'을 받고 홍보광고비 명목으로 1200만원을 줬고, 2007년 크레비즈인증원이 주관..

10대들 "청와대·조선일보 못믿겠다"

오늘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책 한 권이 나에게 배달돼 왔다. 아주 따끈따끈한 책이다. 지난 촛불집회의 주력이자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한국의 10대. 그들은 미디어와 권력기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언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로워 할 설문조사 결과가 이 책에 실려 있다. 한국언론재단 유선영 연구위원이 리서치&리서치에 의뢰, 서울 거주 중고등학생 408명(남학생 204, 여학생 20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한 결과를 10월호에 발표한 것. 10대들은 언론 및 정부 사회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정부와 청와대, 한나라당, 국회에 꼴찌 점수를 매겼다. 가장 못믿을 집단과 기관이라는 것이다. 반면 MBC와 KBS를 가장 신뢰하고 있었으며, 네티즌과 인터넷포털, 한겨레신문이 그 뒤를 이었..

한겨레·경향도 조중동과 한 통속

국방부 장관·경찰총장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경찰청장이 있습니다.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사기꾼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는 있다. 그러나 범죄 신고 포상금 제도 자체가 사기꾼에 너무 집중돼 있어 예산 문제가 있다. 신고도 하루 한 건 이상 처리해야 하는 인력 문제가 있다.” 또 국방부 장관이 있습니다. 마찬가지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영해 경비가 여전히 불안하기는 하다. 그러나 영토 침범 격퇴 전체 비용이 바다에 너무 집중돼 있어 예산 문제가 있다. 영해 출동도 하루 한 번 이상 해야 하는 인력 문제가 있다.” 만약 진짜 우리나라 경찰청장과 국방부 장관이 이런 얘기를 공공연하게 해 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경찰이, 국가 방위에 몸과 마음을 바쳐야 국군이 어..

구글광고에 한겨레·경향 구독신청이?

재미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저희 팀블로그의 구글 에드센스에 '한겨레 구독신청' '경향신문 구독'이라는 광고가 뜬 것입니다. 김훤주 기자가 쓴 '조중동은 효순 미선 보도를 어떻게 했을까'라는 포스트에 뜬 광고였습니다. 상단 광고에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경향신문'이라는 광고가 뜨더군요. 역시 김훤주 기자가 쓴 '지역신문이 광우병 국면에서 왕따인 까닭'이라는 포스트에도 비슷한 광고가 떴습니다. 촛불정국에 한겨레와 경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말은 있었지만, 진짜 구독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 광고를 보니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내 블로그에서 내가 광고를 클릭하면 부정클릭으로 간주된다면서요? 그래서 지금까진 광고를 눌러보지 못했는데, "한 번쯤이야 어떠랴"하고 이 ..

조중동은 효순 미선 보도를 어떻게 했을까

효순과 미선이 쓰러지던 날 지금 살아 있으면 십중팔구 대학생이 돼 있을, 그러나 영원히 여중생으로 남아 버린 신효순 심미선. 효순 미선은 2002년 6월 13일 아침 9시 40분부터 10시 사이 경기 양주군 광적면 가마울 마을에서 덕도 삼거리 가는 언덕길에서 길섶을 걸어가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졌습니다. 효순 미선의 목숨은 당시 군사훈련 하던 미군 제2사단 공병대대 44공병대 소속 부교(浮橋) 운반용 궤도차량에 앗겼습니다. 장소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야트막한 오르막 차로가 시작된 데서 35m 쯤 떨어진, 곧은 편도 1차로의 오른쪽 길섶입니다. 효순과 미선은 다음날인 효순의 생일과 13일인 다른 친구 생일을 함께 축하하려고 언덕 너머 300m 떨어진 ‘초가집’식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효순 미선을 깔아뭉갠..

노조 간부 여러분, 지역일간지 좀 보세요

'한겨레에 실린 우리 승리의 기록?' 조금 오래 된 일이기는 하지만, 2004년 12월 말 저는 '푸른내서주민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글과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남해고속도로 내서 나들목 통행 요금 관련 투쟁 결과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지난 가을 내내 찬바람 불 때까지 열심히 싸운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습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입니다. 이어서 "내서 나들목의 무료화는 이루어내지 못했지만 부당한 요금은 바로잡아 냈으니 절반의 승리라고 볼 수는 있겠지요."라고 하면서, 한겨레의 보도 기사 스크랩 사진을 올려놓았습니다. '한겨레에 실린 우리 승리의 기록'이라는 덧글도 붙어 있었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놈이 챙긴다더니…… 알다시피 내서 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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