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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4

네팔여행 07 : 젊은 히말라야가 선물한 보배

해발 3200m 푼힐에 올랐다 돌아오는 트레킹에 처음 접어들었을 때 저 멀리 길이 보였습니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길바닥에 무엇인가 깔려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푸르게도 보이고 희게도 보였는데, 저는 그냥 콘크리트를 쳐서 바닥에 깔았겠거니 지레짐작하고 좀 낙담을 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대한민국에서도 질리도록 밟고다닌 콘크리트고 아스팔트인데 여기 네팔 히말라야까지 와서도 저런 콘크리트 계단을 타고 올라야 한다니……. 그러고 있는데 영주형 얘기가 들렸습니다. “저기 길에 바닥에 뭐가 깔려 있지? 저게 돌이야. 히말라야가 젊은 지형이라서 저런 돌이 많아. 살짝만 쳐도 편평하게 옆으로 잘 갈라져서 계단으로 쓰기에 아주 좋아. 우리나라로 치면 청석쯤 될까?” 역시 영주형이었습니다. 네팔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가본 곳 2015.03.27

네팔여행 05 : 귀족 트레킹과 더 큰 설악산

네팔에서 트레킹을 한지 네댓새 정도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살짝 미쳐버린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즐겨 먹던 김치·된장·고추장 이런 것들이 못 견디게 먹고 싶어지는 때문입니다. 네팔에는 한국인 트레커가 많았습니다. 푼힐 트레킹을 하는 도중에도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5월 봄날 성수기하고 견줄 정도는 절대 아니라지만, 길 가다 만나지는 트레커들 가운데 3분의2 정도는 동양사람이었고 동양사람 가운데 적어도 절반은 한국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게스트하우스에서 점심이나 저녁 끼니를 때울라치면 옆 테이블에서 나는 김치 냄새를 심심찮게 맡아야 했습니다. 냄새에 이끌려 고개를 돌려보면 김치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 옆에는 고추장을 담은 플라스틱통이 있기 일쑤였습니다. 우리 일행이 네팔에 가져간 반찬은 김..

가본 곳 2015.03.25

네팔여행 04 : 백두산보다 300m 높은 ‘언덕’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11박12일 가운데 우리는 3박4일을 히말라야 트레킹에 썼더랬습니다. 27일 아침 카트만두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쪽에 있는 포카라공항까지 간 다음 곧바로 택시를 빌려타고 푼힐을 목적지로 하는 트레킹 출발 지점까지 갔습니다. 지금 돌아와 지도를 더듬어보니 해발 1100m 지점 나야풀이 거기였던 것 같습니다. 와서 보니 트레킹을 하는 길은 두 가지였습니다.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길과 사람이나 조랑말만 다닐 수 있는 길. 원래 트레킹 루트에는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비록 비포장이기는 하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네팔도 산악 구석구석에 사람이 살고 있기 마련이기에 그 편리를 보자면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되는 ..

가본 곳 2015.03.24

네팔 여행 01 : 트레킹에서 만난 람(1)

1. 키가 작고 어려보이던 람 네팔에 도착한 첫날 1월 26일 카트만두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비행기로 두 번째 도시 포카라로 갔습니다. 포카라는 휴양·관광 도시로 많은 이들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시작하는 지점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포카라 공항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람입니다. 람이 들고 있는 조그만 도화지에는 매직펜으로 알파벳이 적혀 있었습니다. ‘KOREA PARK YOUNGJU.’ 영주(YOUNGJU)형은 이번 여행을 앞장서 이끈 대장이었거든요. 영주형이 이 친구랑 뭐라뭐라 하더니 우리한테 이름이 ‘람’이라 일러줬습니다. 람은 열대여섯 살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키는 160cm를 갓 넘었나 싶을 정도로 작고 살갗은 까무잡잡했으며 살결은 고왔습니다. 눈동자는 맑은 까만색이고 눈은 컸습니다. 쓸쓸한 기..

가본 곳 20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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