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진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제가 최종진(53) 시인을 처음 만난 때는 2001년입니다. 이라는 시집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그이가 사는 경남 양산으로 찾아갔더랬습니다. 최종진은, 예사 시인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뜻도 아니고 좋은 뜻도 아닙니다. 보통 보기 드문 그런 시인이라는 말씀입니다. 첫째 전신마비 장애 시인입니다. 둘째 더없이 절실한 심정으로 시를 씁니다. 셋째 시집을 평생에 걸쳐 딱 한 권만 내겠다고 했습니다. 전신마비 장애는 89년 무슨 벼락처럼 닥쳐왔습니다.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목 아래는 아예 움직이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혼자 힘으로는 '꼼짝'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감각이 거의 없어져서, 왼손으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만 어림짐작으로 그리는 수준이라 해야 맞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