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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 19

요즘도 보도자료 안에 촌지봉투가?

적어도 요즘 경남지역 언론계에서는 기자들에게 건네는 '촌지'(엄밀하게는 뇌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개인에게 일대일로 찔러주는 '촌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자실을 통해 공공연하게 '배포'되거나,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자리에서 일괄적으로 돌려지는 봉투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의 한 기자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언론계의 촌지 관행에 대한 짧은 글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가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의 풍경을 전하면서 "자리마다 보도자료를 포함해 여러 책자가 있는 큰 봉투를 놓아두었는데, 책 사이에 봉투 하나가 보이더라"면서 "흰 봉투에 비치는 수표가 빳빳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후 흰 봉투를 꺼내서 두고 나오..

사이비언론·사이비기자 감별법 아시나요?

이노성 기자의 '사이비기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글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정리해본 사이비기자 감별법이 생각났다. 사이비 언론과 사이비 기자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알아두면 좋을 법도 하다. "무더운 여름날 짙은 색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맨 채 취재를 온 기자는 일단 '사이비'임을 의심하라." 기자초년병 시절 어느 기업체 홍보실에서 펴낸 홍보매뉴얼을 본 적이 있다. 위의 글은 거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물론 여름에 양복 입은 기자가 모두 사이비는 아니다. 다만 사이비일수록 권위와 격식을 많이 따지고 유달리 폼을 잡는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최근 기자실이 폐쇄되고 대부분 개방형 기자회견실(브리핑룸)로 바뀌면서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 사이비기자의 창궐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책은 팔지만, 봉투는 받지 않습니다

저와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훤주의 [습지와 인간](도서출판 산지니, 1만5000원) 출판기념회가 오늘(27일) 저녁 7시 창원 나비소극장에서 열립니다. 나비소극장은 정우상가 맞은편 한서병원 뒷골목 이바돔 감자탕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김훤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훤사모?)의 조인설 김범기 이시우 황규배 이진근 설미정 정동화 왕일규 박용규가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에 이름이 들어있지 않은 걸 보니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출판기념회는 책의 정가(1만5000원)대로 판매는 하고, 1만 원 이하의 뒤풀이비도 받지만, 액수를 알 수 없는 봉투는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훤주를 잘 모르는 공무원이나 기업체 관계자는 참석을 사양한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

기자 촌지는 안되고 협찬은 괜찮나

기자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기사가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에 연달아 떴다. 강원랜드의 도를 넘어선 기자접대 사실과 한겨레·조선일보 등 6개 신문사 기자들이 대한항공의 협찬을 받아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온 후 홍보성 기사를 써줬다는 의혹에 관한 기사가 그것이다. 미디어오늘의 그 기사에는 '기자들아, 너네들이 거지냐?'라는 댓글이 붙어 있고, 미디어스의 기사에는 '왜 그러실까? 그럼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나요?'라며 비야냥거리는 댓글이 달려 있다. 나는 이 기사와 댓글을 보면서 기자로서 심한 모멸감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러면서 문득 '기사 속의 당사자인 기자들은 이 기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런 걸 아무 죄의식 없이 받아먹거나 즐기는 기자라면 모멸감이나 부끄러움은커녕 오히려 그 정도 ..

촌지받는 교사·기자들의 방어논리

심리학에 ‘방어기제(防禦機制)’라는 게 있다. 외부의 공격이나 비판을 받았을 때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방어본능을 뜻한다. 이 본능에 따라 평소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들도 막상 자신이나 자기집단이 비판을 받을 경우 아주 보수적인 방어기제를 드러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는 비판을 업으로 삼는 기자이다 보니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판단할 때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걸 잣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 ≪경남도민일보≫ 창간 후 기자들과 교사들의 촌지에 대한 기사를 쓸 때마다 비판의 대상이 된 그들 집단은 나름대로의 방어기제를 드러내 보였다. 우선 교사들이 보인 첫 번째 반응은 “요즘은 선물이나 촌지를 받는 교사들이 거의 없으며, 혹 있다 해..

기자가 출판기념회를 해선 안될 이유

지난 28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에 있는 노동회관 3층 강당에서 저에겐 굉장히 어색한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강당은 엄청나게 넓었고, 앞면에 붙은 펼침막도 무지하게 컸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는 30명이 될까 말까 했습니다.출판기념회 대신 '지은이와 함께 하는 시간'현수막에 적힌 행사 이름은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와 살아가기, 지은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기념회'도 아니고, '저자 간담회'도 아닌 이런 어정쩡한 이름을 붙이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지은이'란 저를 말하는 거였는데, 제가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 행사를 마련한 지인들이 "그러면 저자 간담회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내가 무슨 황석영이나 김훈도 아닌데, 무슨 저자 간담회냐"고 했..

편집국에서 벌어진 망개떡 잔치

오늘 때아닌 망개떡 잔치(?)가 편집국에 벌어졌다. 의령군 칠곡면에 자굴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시골 노인들이 망개떡 다섯 상자를 신문사 편집국에 선물로 가져온 것이다. (경남도민일보는 1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이런 경우 기자 한 명에게 가져온 선물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전체 직원이 나눠 먹는다.) 이들 노인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평온한 시골마을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오염돼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이유로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의령군은 100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설명회에 들어가려는 주민들을 차단한 채 '주민없는 주민설명회'(참고 : 시골마을 이장들이 집단사퇴한 까닭 )를 강행했다. 경남도민일보가 이 주민설명회의 문제점을 집중보도( 관련기사..

기자님들, 설 선물 좀 받으셨습니까?

명절 선물과 촌지가 끊이지 않는 이유 “행님아~ 설 됐다 아이가. 뭔 말인지 알제~? 장사 하루 이틀 하나. 선물 처리 잘 해라이~. 아! 맞다! 근주는 잘 모를 수도 있겠다. 근주야! - 일단 받지 마라. - 받았으면 돌려줘라. (웬만하면 이 단계에서 끝내라.) - 이도저도 안 되면 기자회로 들고 와라.” 설을 앞두고 최근 경남도민일보 기자회 이승환 사무국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공지글이다. 위 글에서 거명된 1년차 김근주 기자는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선배~ 일 시켜서 죄송합니다. 1. 무조건 안 받는다고 말 합니다. 2. 상대방이 무조건 집 주소 대라고 합니다. 3. 저는 회사가 내 집이라고 합니다. 4. 담당자는 사장에게 혼난다고 무조건 보냅니다. 5. 승환 선배는 일이 많아집니다. 6. 저는..

일면식도 없는 분이 왜 저에게 선물을?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촌지와 선물(1만 원 이하 기념품류는 허용)을 받지 않습니다. 9년 전 창간 때부터 이런 원칙을 공개하고 거절하거나 돌려 주는 일을 반복해 왔지만, 아직도 명절이 되면 선물을 보내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제도 퇴근 후 집에 갔더니 이렇게 큰 상자가 현관 앞에 놓여 있더군요. 아내는 해외(일본) 출장을 가고 아들 녀석만 낮에 혼자 있었는데, 택배가 왔길래 별 생각없이 받아 뒀다는 겁니다. (제가 있을 때 배달이 오거나, 집에 사람이 없어 택배사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보내는 이'를 확인한 후, 반송처리를 합니다.) '보내는 이'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 대기업의 이사였습니다. 저와는 개인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분입니다. 그런 분이 제게 이런 선물을 보낸 이유는 분명합니다. 제가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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