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역언론 15

SNS는 지역신문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지난해 연말 경남 창원의 한 카페에서 좀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제1회 경남도민일보 독자와 기자의 만남. 편집국이 주최한 이 행사는 휴먼라이브러리(Human Library) 방식으로 진행됐다. 6명의 기자 이름과 프로필을 미리 공지하고, 이들 기자와 만나고 싶어하는 독자를 모집했다. 그렇게 만난 20명의 독자들은 6개 테이블에 나눠 앉아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중에 전체적인 소감을 발표했다. 초반 어색함을 풀기 위해 지역가수의 노래공연도 있었고,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테이블별 스피드퀴즈도 있었다. 반응이 좋았다. 독자들은 이 만남 덕분에 기자와 신문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졌고, 앞으로 신문을 더 꼼꼼히 읽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만난 기자가 쓴 기사는 꼭 찾아 읽고 피드백도 하겠노라고 말..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으려면?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쓴 책을 소개하는 기사가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대문짝 만하게 나오면 볼썽 사납겠죠? 그래서 그냥 귀퉁이에 책이 나왔다는 소식만 간단하게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서평 담당하는 후배기자가 신문지면용이 아닌 인터넷용으로 책 소개 글을 SNS에 올렸네요. 우리끼리의 깔대기이긴 하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전국의 풀뿌리 언론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지역언론 종사자들께 정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동우 기자의 양해를 얻어 이 블로그에 옮겨놓습니다. 아뿔싸. 이젠 ‘살아가기’도 아니고 ‘살아남기’다 5년 전 지역언론의 교범인 를 펴냈던 경남도민일보 김주완(현 편집국장)은 이번엔 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에서 “나는 경남도민일보가 하는 데까지 해본 후, 도저히 희망이 없으면 장렬한..

언론중재위원장 '언론통폐합' 발언 어떻게 볼까?

"(1) 지역 언론사 간에 자율적인 통폐합을 적극 권장한다. (2) 정치기사를 전면배제하는 것이 지역언론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누가 한 말일까? 지역언론의 활로를 걱정하는 토론회 장에서 나온 말이라면 찬반은 있겠지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과 관련된 국가기관의 장이 이런 말을 했다면 엄청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1980년 12.12 군사반란 세력이 불법적으로 감행했던 '언론통폐합'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 시대에…. 또한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지역언론더러 정치기사를 싣지 말라니. 위의 말은 권성 언론중재위원장이 경남지역 언론사 대표이사와 편집국장 등 14명 앞에서 한 인사말 중 핵심 내용이다. 지난 17일(금) 오후 2시 경남도청 신관 3층에서 열렸던 경남지역..

영국의 지역신문이 우리와 다른 점은?

인구 29만 명의 영국 레스터 지방에서 발행되는 도 앞서 소개했던 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 신문 역시 매일 타블로이드 50~68페이지에 이르는 일간지 와 20~60페이지에 이르는 요일별 섹션신문, 5개 소지역별 무료주간지 (28~36면), 그리고 월 1회 스패셜 에디션 (24면), 월간잡지 (130면) 등을 발행한다. 여기에다 모기업인 데일리 메일 미디어그룹의 자매지인 무료일간지 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발행해 배포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총 종업원 129명 중 이들 매체를 모두 제작하는 편집국 인력은 6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무료주간지인 의 경우, 본지인 에 실렸던 기사를 재활용하고, 의 경우 일부 지면만 지역뉴스로 편집하므로 기사를 추가생산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그래도 그 정도 인력으로..

독자가 좋아할 신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얼마 전 1면에 쓴 기획기사 한 건으로 독자들에게 욕을 퇴배기(‘됫박’의 경상도 표준말)로 얻어먹은 적이 있다. ‘도내 기관장들은 어떤 음식 좋아할까’라는 기사였다. 도지사를 비롯, 교육감과 도의회 의장, 법원장, 검사장 등의 단골식당과 즐겨먹는 음식을 조사해 그들의 얼굴사진과 함께 실었는데, ‘지면 낭비’라는 비난에서부터 ‘그들의 입맛까지 우리가 왜 알아야 하느냐’는 항의까지 빗발쳤다. 사실 그 기사는 ‘충청투데이’ 8월 20일자 1면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었다. 신문 1면에는 무조건 심각하고 무거운 기사만 실린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가벼운 읽을거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충청투데이’ 기사를 보고 ‘아, 이거다’ 하며 취재를 시켰던 것이다. 그걸 우리 독자들은 ‘권력자들 띄워주기 기사’로 ..

내가 신문 1면에 반성문을 쓴 까닭

나는 신문을 진보와 보수로 편을 가르는데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저 올바르고 정의로운 신문이냐, 사이비 기회주의 신문이냐로 나눌 수 있을 뿐이다.(☞경향·한겨레가 과연 '진보 언론'인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신문을 그렇게 나누어 보려고 한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에 대해서도 시민주 공모로 창간된 신문이고, 다른 지역신문에 비해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수위가 좀 높다는 이유로 '진보' 쪽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경남은 오랫동안 한나라당의 아성이었고,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곳이어서 그런지 경남에서 도지사나 시장·군수, 그리고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하면 그걸 '진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경남도민일보는 다른 신문에 비해 진보정당이나 노동계,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도 상대..

현직 시장·군수 편들어주는 지역언론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방송사와 신문이 앞다퉈 예비후보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심지어 KBS창원·진주와 마산·진주MBC는 후보군이 정해지지도 않은 지난 2월에 성급한 조사를 했고, 역시 아직 정당 공천 후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일부 시ㆍ군에서는 지역주간지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해선 안 될 이유 내가 볼 때 언론의 선거보도 가운데 가장 잘못된 게 바로 이 여론조사 보도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한 번 따져보자. 전국의 모든 시장·군수 선거구에서 현직 단체장이 1등을 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가? 만일 있다면 현직이 출마하지 않는 곳이거나 아주 특수한 경우뿐일..

언론노조 지부장 5명의 고민 들어보니…

한나라당의 신문법·방송법이 시행되면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에는 어떤 변화가 오게 될까? 그리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재의 지역언론이 제역할을 다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게 요즘의 내 화두이다. 물론 이런 고민을 가장 치열하게 해야 할 사람들은 나같은 일개 지역신문 기자가 아니라, 지역신문과 그 종사자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부들일 것이다. 그들 역시 나름대로 예측과 고민을 하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른바 '미디어법' 논란 과정에서 방송의제가 아닌 신문, 그 중에서도 특히 지역신문의 운명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진지한 분석이나 전망이 나온 것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찾자면 조중동의 불법 경품과 무가지 살포와 관련된 신문법 10조2항과..

동병상련에 처한 지역신문과 재래시장

지역일간신문을 20여 명의 인력으로 제작·운영할 수 있을까? 신문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택도 없는 소리'라며 콧방귀를 뀔 것이다. 사실 대개의 지역일간지는 100~150명 수준의 인력으로 운영된다. 하긴 지역신문이 수십 개씩 난립해 있는 경기도나 전라도 쪽에는 40~60여 명으로 운영되는 지역일간지도 있긴 하다. 그런 신문 중에는 '기자 채용'을 미끼로 돈을 받아먹는 회사도 있고, 아예 '무보수 명예직(?)'으로 기자를 부려먹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 신문을 일컬어 이른바 '사이비 신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취재·편집·총무·광고·판매·전산·윤전 등 제대로 된 신문조직을 갖추고, 최소한의 언론다운 언론 역할을 하기 위해선 적어도 100명 정도 이상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실 제작과정의 전산화 덕분에 ..

블로그로 지역언로(言路) 여는 사람들

지난 3일 전남 여수에 블로그 강의를 갔을 때 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대개 시민단체가 주최한 그런 강의자리에 가면 30·40대가 주축이다. 하지만 여수의 그 모임은 50대가 주축이었고, 60·70대도 있었다. 40대는 오히려 소수였다. 그날 모인 35명 가운데 이른바 '운동권'과는 무관한 평범한 시민들이 많았다는 것도 특이했다. 농민, 주부, 교사, 금융인, 수산인, 종교인, 회계사, 변호사는 물론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연주자까지 직업도 다양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여수지역 운동권의 대표격인 50대 중·후반의 교사들이 온갖 뒤치다꺼리를 다하는 실무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개 다른 지역에 가면 그런 분들은 점잖게 무게를 잡고 앉아 손님 응대나 하고, 사회자가 부르면 인사말이나 하면서 폼을 잡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