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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7

태봉고등학교의 참 희한한 졸업식

교장선생님이 졸업생들에게 "성공하라"는 축사 대신 "나중에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지더라도 부디 사람을 짓밟고 무시하지 마라"고 당부하는 졸업식. 지옥같은 학교를 벗어난다는 해방감에 웃고 떠들며 밀가루를 뿌리고 교복을 찢는 대신 선생님과 졸업생, 그리고 학부모까지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우는 졸업식. 요즘 세상에서 참 보기 드문 졸업식 광경을 보고 왔다. 마산에 있는 공립대안학교 태봉고등학교의 1월 9일 졸업식이었다. 다른 학교들은 대개 2월에 졸업식을 하지만, 태봉고는 1월 초에 졸업식을 한다. 얼마 전 한겨레 인터뷰에 소개되었던 채현국(79) 이사장이 있는 양산 효암고등학교도 같은 날 졸업식을 했다. 일찍 나가서 스스로 자기 길을 개척하라는 의미다. 알고보니 채현국 이사장과 여태전 교장의 인연도 각별했다...

졸업식이 졸업장 수여식으로 바뀐 까닭은?

1. 어느새 졸업장 수여식으로 바뀌어 있는 졸업식 오늘 아침 집을 나와 거리를 지나가는데 이런 펼침막을 봤습니다. ‘제46회 졸업장 수여식’. 참 이상한 노릇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그렇게 ‘졸업장 수여식’이라고 써온 지가 꽤 오래됐더군요. 2008년에 찍은 사진에도 졸업장 수여식이라 적혀 있었고요, 그보다 앞선 2003년에 이 ‘졸업장 수여식’을 두고 쓴 글도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오히려 무심해서 오래 전에 바뀌었는데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졸업식이던 것이 언제 졸업장 수여식으로 바뀌었을까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부분 졸업식으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그 뒤에 졸업장 수여식으로 바뀌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대학 졸업식을 두고 수여식이라..

처음 들어본 졸업식 노래, 언제 바뀌었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 으로 공부를하며 우리는 언니뒤를 따르렵니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자라서 새나라 새일꾼이 되겠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만나듯 우리도 이다음에 다시만나세~ 졸업식 노래 기억하시나요? 저는 초중고등학교 모두 졸업식에서 위의 졸업식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졸업식 노래는 당연히 저거 하나밖에 없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중학교를 졸업한 아들녀석 졸업식에 갔다가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 걸 봤습니다. 신기해서 동영상으로 담아왔는데, 한 번 들어보실래요? 나눠준 행사안내장에 보니 가사는 이렇더군요. 돌아오..

알몸 뒤풀이 두고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중학교 졸업식이 여기저기 치러지는 마당에 알몸 뒤풀이 팬티 뒤풀이 이런 일을 듣고 보고 하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혀를 차게 마련입니다. 별로 생각하는 바가 없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애들이라 한 번 저래 보는 모양이지. 다만 다른 사람들과 좀 달랐던 점은, 아무리 저래도 아이들은 다 제대로 자란다고 여기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13일 아침 신문을 보다가 요즘 이런 사람 이런 선생이 있나 싶어서 깜짝 놀라는 한편으로 감격을 해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저보다 열 살 아래인 한 선생이 쓴 칼럼입니다. 이계삼이라고, 경남 밀양 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계삼은 그러니까 아이들 일탈 현상을 보면서 그 원인을 생각했고 그러면서 그것이 어떻게 해야 치유..

졸업식 노래의 국가주의와 연고주의

1. 며칠 전 친척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예식장 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들어오고 나서 신부가 들어왔습니다. 신랑이 먼저 들어와 있다가 신부를 맞이합니다. 친정아버지에게서 신부를 건네받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까먹고 있다가 문득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여자에게 주어지는(또는 주어졌던) 삼종지도(三從之道) 말입니다. 삼종지도는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입니다. 어려서는 아버지, 결혼해서는 남편, 남편이 죽고 나서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도리이지요. 결혼식에서, 신부가, 친정아버지의 손에서 신랑의 손으로 넘겨지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삼종지도를 떠올리고 여자의 피동적인 처지를 한탄하곤 했습니다. 그래 이런 틀을 깨뜨..

지금 꽃 ‘산업’이 과연 정상일까

2월 11일 고3 아들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낮 11시에 시작했는데 12시 남짓해서 끝났습니다. 저는 원래 ‘목이 잘린’ 꽃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꽃다발을 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간 우리 딸 현지가 “아빠 꽃 하나 사요.” 하는 바람에-솔직히 말하자면 12년 공부를 마친 아들에게 꽃다발은 하나 안겨야겠다 싶어서 도로 밖으로 나와 작은 꽃다발을 장만했습니다. 이 날 우리 아들 현석은 꽃다발을 두 개 받았습니다. 아들 엄마는 3년 째 와병 중이라 나오지 못했지만, 현석의 예쁜 여자친구가 꽃다발을 들고 축하하러 왔더랬습니다. 받은 꽃다발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목이 잘렸다고는 하지만 다발로 묶인 꽃들이 죄 죽었다고 하기는 어려워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주둥이 넓은 병에 물을 담아 꽂았습니..

졸업식 이런 상(賞) 보셨나요?

오늘은 아들녀석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내 졸업식 말고는 처음으로 가보는 초등학교 졸업식이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졸업식 식순은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아보였습니다. 1. 개식사 2. 국민의례 3. 학사보고 4. 졸업장 수여 5. 상장 및 장학금 수여 6. 학교장 회고사 7. 내빈 축사 8. 재학생 대표 송사 9. 졸업생 대표 답사 10. 졸업식 노래 체창 11. 교가 제창 12. 폐식사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딱 한 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그런데, 특이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5번 상장 및 장학금 수여 순서였는데요. 129명의 졸업생 전원이 학교장 표창을 받는 겁니다.(신문보도에서 가끔 이런 이야길 보긴 했는데, 직접 내 눈으로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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