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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당 2

부석사에 담긴 인공의 자연미 세 가지

내가 보기에 부석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부석사의 자연스러움은 인공이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움이 아니다. 그것은 인공 자체가 자연스러운 데서 생기는 자연스러움이다. 인공의 자연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보기로는 먼저 축대를 들수 있겠다. 부석사에는 축대가 아홉이 있고 계단은 셋이 있다. 들머리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천왕문에서 범종루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범종루에서 안양루까지 축대 셋 계단 하나. 올라가면서 축대를 이루고 있는 돌들을 살펴본 적이 있다. 큰 돌이 큰 돌끼리, 작은 돌이 작은 돌끼리, 그리고 큰 돌과 작은 돌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대중없는 무늬가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사진만 몇 장 찍고 지나치려 했다. 그런데 얼..

가본 곳 2017.08.06

둘러보는 데만 두 시간 걸리는 망한 절터

영암사 터 석등 틈으로 모산재 보는 재미 경남 합천 모산재 아래에는 폐사지(廢寺址-이를 망한 절터라고 이르면, 느낌이 또 달라지지요. 하하.)가 있습니다. 고려 시대 들어섰다는, 그러나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영암사 터입니다. 여기는, 적어도 제게는 엄청 멋진 존재입니다. 한 번 말씀드렸듯이, 망한 절터임에도 기상이 아주 밝고 맑고 씩씩합니다. 절터가 동쪽을 향해 앉아 있다든지 배경으로 삼은 모산재가 바위산이어서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기운 때문이라든지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핵심은 절터에 갖가지 돌들이 옛적 가공을 겪은 그대로 많이 남아 있는 덕분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한 번 둘러 보시지요. 여기에 빠져서, 하나하나 바로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따져도 보고 생각하면서도 보고 아무 생각없이..

가본 곳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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