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부터 이번 주말 내내 외롭고 우울했다. 아들이 군대 가서? 개성공단 폐쇄 때문에? 딱히 그것만은 아니었다. 설을 앞둔 어느 날 40대 중반에 접어든 후배로부터 받은 뜬금없는 메일이 떠올랐다. '일에 치여 정신없이 살다가도 문득문득 외롭습니다. 형님은 외롭지 않으십니까?' 거기서 전염된 것일까. 술을 마셨다. 외로움이 더 심해졌다. 다음엔 책을 읽었다. 이오덕 선생의 일기 에 이런 구절이 나왔다. "오늘이 동짓날이다. 이런 밤은 누군가 조용히 전화로 얘기라도 했으면 싶은데, 아무 데도 걸 데가 없다. 단 한 사람도! 참 오랜만에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대강 꺼 놓으니 이런가도 싶다. 이래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일에 쫓겨야 하는가?" 1994년의 기록이다. 그런데 몸이 쇠약해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