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영 씨의 희생적인 삶이 주로 소개됐지만, 그녀가 오로지 성실하고 착하게만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또한 자신의 삶도 결코 평탄하진 않았지만, 아들(13·현재 중학교 1학년)에게도 평생 씼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조순자 선생과 그렇게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랜 병석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미영 씨의 나이 스무 살 때였다. 장례식에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빈소에 줄을 이었다. 어느새 어머니는 '앵벌이 장애인들의 대모'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죽음은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미영 씨에게도 자유가 주어졌다. 비로소 어머니의 병수발에서 벗어난 것이다. 게다가 몇 개월 후 아버지가 재혼을 했다. 덕분에 양 손목이 없는 아버지와 장애인들 뒤치다꺼리에서도 해방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