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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벌 31

죽음과 스러짐이 가득한 봄 들머리 우포늪

3월 25일 일요일에 경남 창녕 우포늪(소벌)을 다녀왔습니다. 지역금속노조 식구들이 나들이를 하는데 길잡이를 좀 맡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나선 걸음이었습니다. 지금처럼은 아니지만, 바람이 꽤 불고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사실 제가 길잡이를 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가 사람이 느끼려고 하는 만큼 느끼고 보려고 하는 만큼 볼 뿐이라는 주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이 잘 보려고 하지 않는 그런 것에 눈길을 많이 두시고 눈에 바로 보이지 않는 작은 것 숨은 것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신경을 쓰시면 남다른 느낌을 누릴 수 있으리라고만 했습니다. 물론 소벌이 소벌(우포)+나무개벌(목포)+모래늪(사지포)+쪽지벌로 이뤄져 있다거나 하는 얘기는 나름대로 드렸습니다만. 어쨌거나 이날 일행은 이방면 우만마을..

가본 곳 2012.04.08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돈은 별로 안 됐네

되짚어 보니 제가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단장으로 발령받은 때가 2011년 9월 20일이네요. 물론 시민사회부 데스크 노릇을 하던 때인 7월 어름부터 제 명함에는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단장'이라는 직책이 찍혀 있기는 했습니다만.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지난 일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서 처음 하는 일이고, 또 '갱상도 문화학교'가 별도 법인으로 사회적 기업 창업을 목표로 삼고 있기에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1. 합천 활로 스토리 콘텐츠 제작 사업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합천 활로 스토리콘텐츠 제작 사업'입니다. '합천 활로(陜川 活路)'는 "합천의 관광지들을 연계한 루트화 전략의 컨셉트로서 관광객이 느끼고 체험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

우포늪은 비올 때 찾아도 좋더라

부산에 있는 청소년 종합 문예 잡지 가 마련한 10월 22일 습지 탐방에서 제가 가이드 노릇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지만 그야 흘러가는 구름보다도 더 덧없는 것들이지요.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의 일부인 동판저수지와 창녕 우포늪(소벌) 일대를 걸었습니다. 전날 내리기 시작한 비가 이 날도 거의 종일 내렸답니다. 날씨가 조금 더 추웠다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그런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 스무 사람 남짓과 선생님들이 함께한 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습지가 주는 아름다움이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작용이 이 날도 작용을 했습니다. 늘 보는 콘크리트와 꽉 막힌 사방을 벗어나 모처럼 이렇게 들판길을 거니는 자체가 즐거웠을 테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습지 탐방을 함께 청소년들에게 이런저런..

가본 곳 2011.11.03

갱상도 문화학교와 함께 누린 습지의 가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2011 갱상도 생태·역사기행의 두 번째 탐방지는 창녕 우포늪(소벌)과 김해 화포천 일대였습니다. 10월 7일(금) 오전 9시 30분 경남도민일보 앞에서 30명이 모여 전세 버스를 타고 달렸지요. 일행 가운데 셋은 창녕 우포늪에서 합류했답니다. 일행 가운데 몇몇은 먹을거리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심은아 씨는 달걀을 60개 삶아왔고 이규복 씨는 감귤을 50개 남짓 가져왔습니다. 단감 농장을 하는 박선희 씨는 단감을 두 바구니씩이나 챙겨왔습니다. 사람들은 고맙고 즐겁게 다들 나눠 먹었습니다. 버스는 10시 30분 창녕 대지면 효정리 창산다리 앞에 멈춰섰습니다. 창산다리는 우포늪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아..

가본 곳 2011.10.21

갱상도문화학교와 함께 걷는 경남 습지

바닷가 갯벌은 빼고요, 경남에 있는 습지 가운데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창녕 우포늪(소벌)과 창원 주남저수지 그리고 김해 화포천이지 싶습니다. 물론 이 습지들은 잘 알려져 있어서 따로 소개할 필요조차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습지 구석구석까지 다 알려져 있지는 않고 그것이 또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들 습지의 벌써 알려져 있는 그런 면모 말고 숨은 모습을 이번에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소벌은 사지포(모래벌) 제방에서 주매로 넘어가는 속살로 들어가 봅니다. 주남저수지에서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동판저수지를 둘러보는 것입니다. 주남저수지의 일부인 동판은, 시원스럽고 씩씩한 주남과는 달리 한 쪽에 숨어서 아기자기하고 은근한 맛을 풍깁니다. 화포천..

인간 문화와 자연 역사가 어우러진 우포늪

1.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대한민국 최대 자연늪 우포늪(소벌)은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내륙 자연습지다. 한반도의 남쪽을 흐르는 큰 강인 낙동강의 동쪽에 있다. 창녕군의 대지·대합·유어·이방면에 걸쳐 있는데 1998년 8월 람사르 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등록된 데 이어 1999년 2월 일대 8.54㎢가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물이 담겨 있는 부분만도 2.31㎢일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자연늪이다. 우포늪에는 동물과 식물이 매우 많이 살고 있다. 오경환 경상대학교 교수 등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물 속 또는 물가에 사는 식물이 모두 350가지나 됐다. 누가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는 다른 습지와 견주면 아주 많..

가본 곳 2011.08.21

갯벌과 습지, 역사 현장으로 모십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가 요즘 들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을 만들었습니다.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지역 소통의 활성화 △블로거 탐방단 구성과 활동을 통한 풍성한 지역 스토리 생산 △밀착형·지역형 공정 여행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 △글쓰기와 지역 실정에 맞는 인문학 강의 △문화예술 창작 교육과 실습을 주로 담당하게 됩니다. 완성된 형태는 '추진단' 석 자를 떼어낸 '갱상도 문화학교'이고요, 이 문화 학교를 내년 상반기에 협동조합 형태로 창업하자는 것이 지금 당장 목표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시가 아시는대로 '약한 자의 힘'인 것처럼 저희 문화학교도 사람들로 하여금 여행·문화·예술·교양을 빈부나 나이나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습니다..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창녕 소벌 일대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어머니 품 안에 있을 때는 그 따뜻함을 제대로 알아채기 어렵지요. 봄 기운도 마찬가지여서, 봄의 한가운데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 법이랍니다. 사람들은 대개 봄이 겨울을 '이기고' 온다지만 사실은 봄은 그냥 겨울을 '거쳐' 올 따름입니다. 거기에 무슨 승패가 있을 까닭은 없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겨울에서 막 빠져나와 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야말로 봄의 봄다움을 가장 짜릿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4월은 절기로 치면 분명 봄의 한가운데지만, 날씨나 기분으로는 막 봄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대로, 나뭇가지에 잎도 제대로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망울을 머금었거나 막 잎이 솟고 있을 뿐이지요. 지금 봄의 봄다움을 푸근하게 한껏 느낄 수 있는 데가 있습니다. 창녕군 이방면 ..

가본 곳 2011.04.14

소벌에서 철새들을 관찰하는 재미

소벌 철새들의 '선회'와 '앞으로 나란히' 고성에 사는 '독수리 아빠' 김덕성 선생님이 한 말이 있습니다. 새들은 종류마다 모두 다르고 같은 종류라 해도 개체마다 하는 짓이 다르다 했습니다. 고성 철성고교에서 미술을 가르치시는 김 선생님은 고성 대가저수지에 들르는 독수리들을 잘 보살펴 주는 바람에 '독수리 아빠'라는 자랑스러운 별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독수리 아빠 김덕성 선생님은 고성 당항만 일대에서도 철새들을 관찰합니다. 선생님과 함께하면 갖은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저기 자맥질하는 녀석은 무엇, 저기 두리번거리는 놈은 무엇, 저기는 주로 작은 녀석들이 모여들고 저기저기는 철새들 쉼터……. 사실 저도 잘 모르는 터이지만, 철새들은 그냥 들여다보면 밋밋한 느낌만 받게 됩니다. 저기 앞에 있는 철새..

가본 곳 2010.11.22

우포늪의 진짜 명물, 춤추는 생태해설사

창녕 우포늪을 일컬어 우리나라 최대의 내륙습지라고도 하고 생태의 보고(寶庫)라고도 한다지요. 하지만 저는 생태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그런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번에 경남도와 경남도민일보, 100인닷컴 주최·주관으로 전국의 블로거 20여 명과 함께 경남 팸투어를 다녀왔는데요. 거기 일정 중 우포늪이 있었습니다. 저로선 두 번째로 가본 우포늪이었는데요. 제가 생태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다른 분들에 비해 우포늪 자체에 대한 경외감이라든지 뭐 그런 건 별로 없었습니다. 팸투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남 블로거 팸투어 후기, 여기 다 모였네 어쨌든 거기서 제가 찍은 사진 몇 장을 우선 올려봅니다. 우포늪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면 이런 늪이 펼쳐집니다. 늪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위..

가본 곳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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