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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시 2

손남숙 시집 '우포늪'에 있는 것과 없는 것

손남숙 시인이 2015년 여름 첫 시집 을 펴냈습니다. 우포늪에 들러서 쓴 시편들이 아니고 우포늪에 들러붙어 살면서 쓴 시편들입니다. 시집에 우포늪만 담겨 있다고 여기면 착각입니다. 오히려 어쩌면 손남숙이 담겨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5년 전 10년 전에는 생태시들이 깨달음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의 위대함을 깨달았다든지, 생태계 조그만 움직임 안에도 우주의 원리가 들어 있음을 깨쳤다든지 하는 것들 말씀이지요. 아웅다웅 다투는 인간세상을 그냥 그대로 맞물려 흘러가는 생태계와 빗대는 시편들도 많았지 싶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의 스스로(自) 그러함(然)에 빗대어 사람의 삶이 왜 그러하지 못한지, 또 인간사회 질서는 왜 그러함과 어긋나 있는지 등에 대한 한탄으로 이..

인간은 생태시 영역에 들 수 없는 존재인가

오늘도 당산마루에 순점이 젖가슴 같은 보름달이 솟아오르는구나 영농후계자 꿈꾸며 농고를 졸업하던 그해 비닐하우스 한우 사육 열 마지기 농사로 다복하게 살아보자던 순점이 맹세는 보리밭 토주 냄새에 취해 비틀거리고 사람들 마음이 썰렁한 왕산리 밤이 더 없이 적막하구나 세범이도 병달이도 도회로 떠나고 깨꽃같이 젊은 날들을 군대에 보내고 돌아오던 날 반기는 것이라곤 마산으로 간 순점이 소식뿐 수소문을 한들 찾으랴만 찾는다고 한들 농부 아내가 되어주랴만 그날처럼 오늘 밤에도 싱싱한 살냄새와 함께 당산마루 가득 보름달이 떠오르는구나 이제는 고향산천 부모형제 모두 버리고 마산으로 도망하고 싶은 의령댁 큰아들 60년생 달수. ---'달수' 전문(성기각 시집 , 열음사, 1989년) 5월 5일 창녕문인협회가 소벌(우포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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