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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 5

책 읽는 보람 : 떡이 먼저일까? 밥이 먼저일까?

인제대학교 이영식 교수가 2009년 3월 펴낸 을 보면 84쪽과 85쪽에 시루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말해두자면 이 책은 옛적 가야 사람들의 삶을 잘 그려놓고 있어서 저는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아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습니다. 스크루를 전기 따위 동력으로 움직여 배를 나아가게 하는 지금은 물이 깊고 밀물과 썰물 차이가 적은 데가 좋은 항구지만 그렇지 않았던 옛날에는 갯벌이 발달하고 밀물과 썰물 차이가 큰 데가 좋은 항구였다는 지적(41쪽)이라든지, 경북 고령 대가야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대가야왕(형) 뇌질주일(腦窒朱日)과 금관국왕(동생) 뇌질청예(腦窒靑裔)를 제각각 ‘붉은 해’와 ‘새파란 후예’라고 단박에 정리해 버리는 장면(152쪽)에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말하자..

선암사 매화에 매이니 매화밖에 못 보네

1. 4월 들어도 피어나지 않았다는 선암사 매화 3월 27일 수요일 전남 순천으로 떠났습니다. 경남도민일보가 만든 ‘경남형 예비 사회적 기업’인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2013년 처음 마련한 테마 체험 여행이었습니다. 5일장인 남부시장이 서는 날이고, 이 때쯤이면 선암사 홍매화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들머리 주차장 둘레에 심긴 매화나무에 꽃이 화알짝 벌어져 있기에 절간 매화나무도 그러려니 짐작이 됐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가볍게 무너졌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몇 송이만 피어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올 3월 날씨가 예사롭지 않게 추웠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는 이맘때 열렸던 ‘선암사 홍매화 축제’도 4월 6일(토)과 7일(일)로 열흘 뒤에 치러졌고, 그랬는데도 매화들이 그 ..

가본 곳 2013.06.10

대웅전이 둘인데도 석가불상은 왜 없을까?

5월 9일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는 충남으로 역사기행을 떠났습니다. 마산박물관 답사 모임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꽤 먼 거리라서 다른 때보다 일찍 나섰습니다. 수덕사와 장곡사와 모덕사를 둘러보는 일정입니다. 1. 노래 주인공은 누구일까? 수덕사(修德寺)라 하면 대부분 대웅전이랑 여승을 떠올립니다. 수덕사 대웅전은 연대가 알려진 유일한 고려 시대 건축물입니다. 그리고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1960년대에 유행한 대중가요가 유명합니다. ‘수덕사의 여승’은 누구일까요? 일제 강점기 조선 여성 3걸로 일컬어지는 윤심덕·나혜숙·김일엽 가운데 김일엽이랍니다. 김일엽은 비구니 스님이고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질 당시 여기 수덕사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덕사에서 여승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가본 곳 2013.05.23

시내버스 타고 10배 즐기기 : 김해 왕릉과 박물관

시내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수단의 장점은 충분히 알려져 있습니다. 에너지 적게 들고, 공해 적게 만들고 비용도 줄여줍니다. 그런데도 자치단체 경계를 넘나드는 데는 시내버스가 사라지고 대부분 자가용 자동차를 타거나 기껏해야 시외버스를 통해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해와 창원을 잇는 97·98번 1100원(일반) 1200원(좌석)짜리 시내버스가 있다는 사실은 특히 창원시민에게는 크게 축복받은 일인 것 같습니다. 창원시민에게는 축복인 97번 98번 노선 아마도 창원대와 인제대 학생들의 등하교가 가장 큰 동인이겠는데, 김해에 널려 있는 갖가지 문화유적과 박물관들을 손쉽게 다가가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버스 노선이랍니다. 97번과 98번은 김해 기점 선암을 떠나 창원대학교 정문까지 1시간 3..

가본 곳 2011.01.29

선암사에서 처음 본 절간 부뚜막 풍경

3월 12일 순천 선암사에 갔다가 귀한 구경을 했습니다. 2층 규모 뒷간도 멋있었고, 아직 피어나지 않은 홍매화들을 보면서 봉오리 속에서 막 몸부림을 쳐대는 꽃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잎지는 큰키나무들 헐벗은 모습에서는 허전함과 아울러 가을에 가장 아름답게 이별을 했던 이파리들을 안에서 다시 뿜어내려는 기색을 살필 수도 있었습니다. 흐르는 냇물도 좋았고, 발치에서 조그맣게 움트는 초록 풀들도 참 싱싱했습니다. 모르는 이들도 없지 않겠지만, 저기 풀들도 봄을 맞아 확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고, 피었다가 얼어터졌다가를 되풀이하며 처절하게 봄을 맞이한답니다. 그러나 이번에 선암사에서 본 으뜸 구경거리는 절간 부엌이었습니다. 부엌이라기보다는, 밥짓는 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반찬 만드는 자리는 보이지 않았..

가본 곳 201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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