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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16

손쉽게 파업할 수 있는 특권노조 탄생

노동조합이 단체행동을 하려면 재적(在籍) 인원 과반 참석에 재적 인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노조 규약에도 그리 돼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도 그리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하지 않아도 파업할 수 있는 특권적 노조가 거꾸로 사용자로 말미암아 탄생했습니다. 재적 과반 찬성 규정을 두고 권력이 노조가 파업하기 어렵게 하려고 일부러 그리 만들었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파업을 비롯한 단체행동이란 노조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리 한다고 여깁니다. 파업 같은 단체행동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 가장 커다란 무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과반은 동의를 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조직 해산을 빼면 바로 단체행동 여부가 노조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대한민국,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다!

지난주 4일 부산에 갔습니다. 부산의 한 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갈 일이 있었는데, 내친 김에 부산의 촛불집회 분위기를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리고, 서면 주디스태화 빌딩 앞으로 가봤습니다. 이곳에서 저녁 7시 촛불문화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오후 5시30분쯤, 집회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지만 행사를 위한 연단 가설 및 앰프설치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그 인근 지하도 앞에는 한 소녀가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팻말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7조, 21조와 34조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다가가서 왜 1인시위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다른 주장도 하고 싶은 게 많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을 말하고 싶습니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

노동조합의 민주주의와 신흥재벌의 민주주의

지금 마산에서는 진해에 있는 stx조선 공장의 수정만 유치를 놓고 한창 말썽이 많습니다. 이 말썽의 장본인은, 황철곤 그리고 황철곤이 시장으로 있는 마산시입니다. 거리에는 갖가지 관변단체들이 “사랑해요 stx! 어서 와요 stx!!" 따위 몸 팔아 밥 벌어 먹는 구호를 난리스럽게 붙여놓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숫자로 보면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아주 완강하게 황철곤이 시장으로 있는 마산시의 stx 유치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바로 생존 자체, 여태 살아왔던 그대로 앞으로도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주민 무시 행정의 배후에는 신흥 재벌이 있다? 마산시장 황철곤은, 지난 4월까지 시장 자리를 걸고 반드시 stx 유치를 이룩하겠노라고, 제가 보..

낡은 것만 빌려주겠다는 선관위

처음엔 무슨 농담인 줄 알았다 진짭니다. 저는 처음에는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가 “무거운 것 말고 가벼운 것으로 빌려주십시오.” 했더니 담당 직원이 “그렇게는 안 되는데요.” 그랬을 때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예?” 했습니다. 담당 직원은 “가벼운 새 기표대는 (우리가) 공직 선거에 써야 하니까 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정색을 하고 말했습니다. 그제야 저도 얼굴에서 웃음기를 걷어내고는, “빌려가도 곧바로 돌려드리니까 (공직 선거에) 충분히 쓸 수 있잖아요?” 물었습니다. 담당 직원은 말을 이었습니다. “(빌려갔다가) 갖고 올 때 보면 어디가 망가져 있거나 부품이 빠져 있는 때가 많아서요.”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야 받을 때 제대로 챙김으..

다시 불러야 할 '타는 목마름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와 입니다. 이 노래들을 우리는 스무 살 시절 교정이나 막걸리집 후미진 데에서 숨죽여 배웠고 또 그렇게 불렀습니다. 잔뜩 인상을 쓰고서 비장하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고서 말입니다. 전투경찰 중대 병력이 날마다 대학 교정에서 조회를 한 다음 쫙 깔렸고, '짭새'들은 사복 차림으로 바로 옆 자리에서 감시하는 눈길을 곧잘 던지던 시절 얘기입니다. 집회나 시위를 한 번 하려면 목숨을 걸거나 적어도 구속은 각오해야 했던 시절입니다. 제가 나중에 임의로 장난 삼아 '젊은 개량주의자의 노래'라고 이름을 붙인 도 저는 곧잘 흥얼거리지만, 도 민주주의가 모자란다고 여겨질 때마다 지금껏 입에 넣고 웅얼거리는 노래입니다. 지난해 자동차를 타고 가다 김광석의 노래 를 들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머리..

케이티엑스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민주주의는 백성을 주인으로 삼자는 주의(主義)입니다.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백성은 대개 다수와 소수로 나뉩니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다수의 뜻대로 하면서도 소수 의견이나 권리 또한 존중하고 배려합니다. 바로 다수결 원리와 개개인 인권 보장 원칙입니다. 케이티엑스에는 민주주의가 없습니다. 엄청난 빠르기를 자랑하는 이 열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일입니다. 대신 자본의 탐욕이 있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을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케이티엑스 텔레비전에는 연합뉴스가 이른바 콘텐츠를 대주고 있습니다. 뉴스도 있고 교양도 있고 오락도 있습니다. 때로는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오기도 합니다. 한국철도공사(자기네들은 코레일이라 해 달랍니다. 그래야 고상하고 산뜻해 보인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와 연합뉴스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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