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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4

기쁨을 아는 몸과 고통을 아는 몸

'김형률'을 읽었습니다.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우리와 함께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에 핵피폭자가 2만 명 넘게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이들이 낳은 자식(핵피폭2세)이 적어도 1만 명 가까이 되는데 그들 또한 ‘핵피폭에 따른 유전 (위험)’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들 핵피폭1세와 2세에 대한 실태조사가 거의 전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 또한 제게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하나씩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이 터진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라 합니다. 김형률은 핵피폭2세입니다. 1970년 태..

문학이 살 길은 문학 밖에 있다

1.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문학 문학이 위기입니다. 음악·미술이나 연극 같은 장르는 발전을 거듭하지만 문학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아예 뒷걸음질을 일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문학이 아니라 문인이 위기입니다. 대부분 문인들이 지금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옛날부터 해오던 관행에 젖어 벗어날 줄을 모릅니다. 지난해 10월 마산문인협회가 발간한 이 바로 그 보기입니다. 제1권 운문편 518쪽, 제2권 산문편 510쪽, 제3권 출향·연고·작고 문인편 646쪽에 이르는 이 선집은 안팎에서 혹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주체인 마산문협은 10월 31일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성대하게 열었답니다. 아주 우스꽝스럽지요. 강호인 당시 회장은 "문학이 첫 자리에 ..

좋은 시 읽는 기쁨과 좋은 일 겪는 즐거움

1. 새해 첫날 저녁에 만난 좋은 시 그저께 새해 첫날 저녁에 이런 시를 들었습니다. 처음 들을 때는 제목조차 몰랐는데요, 다 듣고 저리는 바가 있어 쳐다봤더니 '다리 저는 사람'이라 돼 있었습니다. 저는 이 시를 읽고 기가 막혔습니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정말 좋다'는 말을 빼면요. 사물과 딱 달라붙어 있어서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마치 그림을, 소리없이 돌아가는 동영상을 보는 듯합니다. '절창(絶唱)'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빼어나지 않은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구절구절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 있어야 좋은 자리에 놓이지 않은 낱말도 전혀 없습니다. 설명이나 해설을 붙이면, 오히려 군더더기가 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좀 심하게 말씀드리..

아이 책 고를 때 도움이 되는 책

문학 평론이라는 장르는 진짜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비(非)대중이 아니라 반(反)대중이라 해야 맞을는지도 모를 정도로요. 80년대 이전 문학 평론이 지금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힌 적이 없지는 않지만, 평론은 대체로 '그들만의 사랑방'이었습니다. 그 사랑방에는 작가와 평론가들만 모이다시피 합니다.(어쩌다 신문·방송의 기자 나부랭이가 끼이기도 하고요.) 특히 어린이 또는 청소년 문학에 대한 평론은, 그야말로 참된 독자인 어린이나 청소년은 쏙 빠진 채로, 어른 작가와 어른 평론가만 모여 자기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 자리일 때가 참 많았지 싶습니다. 물론 이런 서술은, 그이들 평론에 진정성이 없다고 여기거나 그 진정성을 값어치가 덜하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독자는 빠져 있다 하더라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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