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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마을 2

바래기재~고제원, 거창 옛길의 풍물

1. 시대 따라 달라지는 길의 경제학 길은 시대마다 적용되는 경제학이 달랐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농지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길은 농사를 짓는 평지를 달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마을조차 평지가 아닌 산자락에 지었습니다. 농지를 다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길은 농지와 산지가 만나지는 데로 났습니다. 농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덜 불편하게 걸을 수 있는 산자락이었습니다. 산이 가로막을 때면 길은 달라졌습니다. 꾸불꾸불 흐르지 않고 골짜기와 등날을 최대한 곧게 오르내렸습니다. 거리를 최소화해 걸리는 시간을 줄인 것입니다. 옛길의 경제학이랍니다. 오늘날은 달라졌습니다. 일제강점기 신작로를 내던 때와 해방 이후 신작로 위로 국도를 닦던 시절까지는 옛길의 경제학이 나름 적용됐습니다. 당시까지는 농지가 대접받았기..

가본 곳 2013.06.09

달동네 골목의 태극기가 쓸쓸해 보였다

어제(9일)는 한글날이었지요. 어쩌다 마산 무학산 만날재에 있는 당산마을이라는 그야말로 달동네에 가봤습니다. 통영 동피랑에 가보진 않았지만, 이곳 달동네도 거기처럼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밝은 색상의 벽화가 산동네 주민들의 고달픈 삶을 조금이나마 가려주는 듯 하지만, 그래도 이 마을을 보며 60·70년대의 힘든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날 내 눈길이 머문 곳은 태극기였습니다. '국가는 지금까지 이 마을 사람들에게 뭘 해줬을까?' '이런 달동네 주민들에게 국가는 어떤 의미일까?' 한국전쟁 때 이승만 정권의 군경에 의해 무자비하게 불법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에게 국가는 부모형제의 목숨을 빼앗아간 살인마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유족회 총회나 위령제 행사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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