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통도사에서 불목하니 노릇을 하면서 나름 수도를 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머리를 깎지는 않았습니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으며 술도 한 잔 걸쳤겠지요. 거의 25년만에 만난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1998년 IMF 이후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이더군요. 특히 마음 고생을요. 그러다 통도사와 인연이 됐다고 했습니다. 수도를 해서 나름대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으면 짐승들하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짐승들이 달아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우면 덩달아 사람한테 남아 있던 어떤 악한 기운도 사라지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짐승들이 날세워 경계할 수밖에 없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