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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지금 설국이네요

연말연시를 맞아 아들녀석과 전북 진안군 마이산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아내가 해외캠프를 가고 없는 동안 아들과 단 둘이 지리산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 연말연시도 공교롭게 그렇게 되었네요. 경남 산청군에 들어서자 드문드문 하얀 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함양휴게소에 도착해서 보니 사방에 온통 눈이 내려 있더군요. 그래도 여긴 그나마 다행입니다. 버스라도 다니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까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전주행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여수와 순천행 시외버스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결행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혹시 전주행 버스도 결행일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북 노선은 괜찮은 모양입니다. 사진은 경남 함양군을 지나 장수군으로 넘어가고 있는 고속도로 위에서 시외버스 창밖으로 찍은 풍경입..

가본 곳 2010.12.31

눈 내린 날 저녁 어스럼 속 광산사

10일, 펑펑 쏟아지고 바람에 휘날리던 눈이 그쳤습니다. 쨍쨍 햇살이 나오자 세상 곳곳 여기저기서 그야말로 눈물이 철철 흘러 나왔습니다. 저는 눈이 싫습니다. 비는 좋지만 말씀입니다. 한 때 그 하얀색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으나, 이제는 하얀색의 덧없음에 더없이 질렸습니다. 어제 저녁 나절, 아마 질린 그 마음이 시켰지 싶은데, 절간으로 한 번 가 보고 싶었습니다. 창원 성주사에 갈까 마산 광산사에 갈까 망설이다가, 좀더 산골스러운 광산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저녁 일곱시를 살짝 넘은 무렵이었습니다. 많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일주문 지나서도 눈이 치워져 있기에 자동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중간 즈음에서 자동차 바퀴가 헛돌기 시작했습니다. 속으로 건방짐을 탓하면서 자동차를 뒷걸음질쳐서 내려왔습니다..

가본 곳 2010.03.11

내린 눈(雪)과 인간 존재의 공통점

대학 4학년 올라가던 1985년 1월 이런 구절을 담아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시대의 슬픔과 아픔에 몸부림친다면 도중에 쓰러져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그런 주제였습니다만. 하하. "눈의 내림이 아름다운 까닭은, 쓰러질 때와 똑 같은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없음이니…" ("눈의 내림이 '슬픈' 까닭은"이라고 하지 않고 "눈의 내림이 '아름다운' 까닭은"이라고 비틀어 말한 이유는요, 그래야 있는 그대로가 다 드러나는 대신에 생각과 짐작을 할 수 있게 하는 여백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밤부터 눈이 왔습니다. 눈이 뿌리기 시작할 즈음에 저는 통영에 가 있었습니다. 마산문인협회 이달균 회장을 만나 문학의 활로를 두고 말씀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이제 밤이 깊어지면서 굵어지기 시..

나무 옷걸이가 일깨운 따뜻한 기억들

'함양'……, 이라 하면, 저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됩니다. 제 어린 시절 짧은 한 때를 보낸 곳입니다. 여섯 일곱 살 이태 동안인 것 같은데, 여섯 살 1968년 음력 8월 20일 할머니 상을 당해서 아버지 어머니랑 함양에서 창녕까지 먼 길을 한밤중에 자동차를 타고 달렸던 서늘한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고향이 가장 따뜻하고 포근하고 웃음 머금게 하는 기억이 많다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이 창녕인데, 어릴 적 세 살 네 살 적 기억은 딱 한 토막밖에 없고, 나머지 여덟 살 국민학교 시절부터 기억은 전혀 유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함양에서 지낸 이태는 따뜻하기만 합니다. 유쾌하지 못한 기억은 하나뿐입니다. 아버지랑 닭장을 만들다가, 아버지가 철사를 잘못 휘두르는 바람에 제가 장딴지를 다쳤..

우리 딸 수학여행 사진

우리 딸 현지가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일부터 4일까지입니다. 사진을 잔뜩 찍어왔습니다. 제가 예상한대로, 자연풍경이나 문화유적보다는, 친구들이 더 많이 등장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남쪽 창원은 눈을 보기가 어려운지라, 스키장도 사진에 많이 등장하고요, 이국적인 느낌을 주고 조금은 낯선 양떼를 주인공으로 삼은 사진도 많았습니다. 우리 현지 수학여행 일정은 정동진-오죽헌-숙소-휘닉스파크 스키장(곤돌라 탑승)-대관령 양떼목장-이효석문학관-남이섬-숙소-에버랜드-집으로 이어졌습니다. 에버랜드 빼고 모두 강원도입니다. 현지는 숙소에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사실 한 장도 안 찍었습니다. 제대로 놀지도 않았는데, 왜 안 찍었는지 모르겠다고 그럽니다. 현지 본인은 숙소에서 재미가 없었다고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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