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네팔여행 6

네팔여행 10 : 두 엄마와 세 아이의 행상길

치트완국립공원이 있는 소우라하라는 마을에 묵고 있을 때였습니다. 부처님 태어나신 룸비니를 거쳐 들어갔으니 2월 4일 즈음이지 싶습니다.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인 타루족이 사는 마을 타루올리를 찾아가는 길이었는데요 가다보니 우리랑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여자 어른 둘이랑 아이 셋이었는데요, 철공소 같은 데서 자전거를 이어 붙인 손수레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손수레에는 우리나라 양배추 비슷한 채소와 치커리·브로콜리 비슷한 채소가 실려 있었습니다. 여자 어른 둘은 뒤에서 수레를 밀면서 가고 서너 살밖에 안 된 것 같은 가장 어린 아이는 수레에 타고 있었으며 앞쪽 자전거에는 형과 동생으로 보이는 터울이 세 살쯤이지 싶은 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이들이 처음에는 우리보다 한참 뒤에 있었는..

가본 곳 2015.04.02

네팔여행 09 : 아버지의 첫 번째 아내?

네팔 치트완국립공원 근처에는 타루족이 사는 마을이 둘 있습니다. 우리는 소우라하라는 마을에 묵었는데 거기서 서남쪽으로 한 군데 있고 동북쪽으로 한 군데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돌아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동북쪽 타루족 마을이 타로울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는 히말라야 산맥이 펼쳐져 있는 북쪽 산악지대와는 달리 지평선이 아스라한 평원지대입니다. 네팔에서는 이 평원을 ‘터라이’라 하는데 얼마 전만 해도 말라리아모기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었답니다. 타루족은 1000년도 더 전부터 터라이평원 북서에서 남동으로 길게 흩어져 살아왔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 몽골리안인데요, 이들은 히말라야도 넘고 산악지대도 벗어나 여기 인도 국경 가까운 평원까지 내려온 데는 어떤 사연이 있었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짐작하기는 쉽..

가본 곳 2015.03.31

네팔여행 08 : 따뜻한 날씨의 선물 대나무

네팔은 도시도 시골도 집을 짓는 현장이 많았습니다. 대충 볼 때 도시는 이미 지은 1층 위에 새로 2층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시골에서는 1층부터 새로 짓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네팔은 벽을 치고 나서 천장을 콘크리트로 이어붙인 다음 그것이 굳을 때까지 받쳐두는 자재로 대나무를 쓰는 것이 색달랐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파죽지세(破竹之勢)라는 말처럼 세로로 잘 갈라지기 때문에 대나무는 무거운 물건을 떠받치지 못하는데요 네팔서는 길게 잘라 그렇게 쓰고 있었습니다. 네팔 대나무는 우리나라 대나무보다 훨씬 굵게 훨씬 높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우리나라보다 많이 따뜻한 덕분이지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나무는 집 뒤 언덕배기 따위에 무리를 이루지만 네팔 대나무는 집 뒤보다는 들판이나 산비..

가본 곳 2015.03.30

네팔여행 07 : 젊은 히말라야가 선물한 보배

해발 3200m 푼힐에 올랐다 돌아오는 트레킹에 처음 접어들었을 때 저 멀리 길이 보였습니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길바닥에 무엇인가 깔려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푸르게도 보이고 희게도 보였는데, 저는 그냥 콘크리트를 쳐서 바닥에 깔았겠거니 지레짐작하고 좀 낙담을 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대한민국에서도 질리도록 밟고다닌 콘크리트고 아스팔트인데 여기 네팔 히말라야까지 와서도 저런 콘크리트 계단을 타고 올라야 한다니……. 그러고 있는데 영주형 얘기가 들렸습니다. “저기 길에 바닥에 뭐가 깔려 있지? 저게 돌이야. 히말라야가 젊은 지형이라서 저런 돌이 많아. 살짝만 쳐도 편평하게 옆으로 잘 갈라져서 계단으로 쓰기에 아주 좋아. 우리나라로 치면 청석쯤 될까?” 역시 영주형이었습니다. 네팔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가본 곳 2015.03.27

네팔여행 06 : 지상 최대의 개판은 어디?

네팔은 정말 ‘개판’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데는 반드시 개가 있었습니다. 첫날밤을 묵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 도심에서도 개를 볼 수 있었고 이튿날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푼힐을 목적지로 삼아 트레킹을 하는 곳곳에도 개가 있었습니다. 오르내리는 산길에도 우리가 머무는 산골마을에도 개는 있었습니다. 트레킹을 마치고 나와 1월 30일 하룻밤을 지낸 두 번째 큰 도시 포카라에도 개들은 넘쳐났습니다. 포카라에서 우리는 저녁 무렵과 새벽녘에 대로를 따라 산책을 하곤 했는데요, 여기서는 개 여러 마리가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는 다음날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로 옮겨갔는데요, 거기 광장을 중심으로 바닥에 길게 벽돌을 깔아놓은 길에도 개들이 많았습니다. 여기 개들은 성지 순례 등등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

가본 곳 2015.03.26

네팔여행 04 : 백두산보다 300m 높은 ‘언덕’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11박12일 가운데 우리는 3박4일을 히말라야 트레킹에 썼더랬습니다. 27일 아침 카트만두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쪽에 있는 포카라공항까지 간 다음 곧바로 택시를 빌려타고 푼힐을 목적지로 하는 트레킹 출발 지점까지 갔습니다. 지금 돌아와 지도를 더듬어보니 해발 1100m 지점 나야풀이 거기였던 것 같습니다. 와서 보니 트레킹을 하는 길은 두 가지였습니다.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길과 사람이나 조랑말만 다닐 수 있는 길. 원래 트레킹 루트에는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비록 비포장이기는 하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네팔도 산악 구석구석에 사람이 살고 있기 마련이기에 그 편리를 보자면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되는 ..

가본 곳 2015.03.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