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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4

옛날 선비들은 어떤 아내를 바랐을까

남명학 연구원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가 있습니다. 2009년 봄호를 보면 78쪽에 ‘조선 선비가 바라는 아내의 상’이라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남자인 저조차 한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유한준이라는 선비가 쓴, ‘아내의 방에 붙인 글(孺人室記)’입니다. 유한준(1732~1811)은 조선 후기 이름난 문인인데, 여기 이 글은 1760년 스물아홉 때 적어 벽에 붙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낮에는 음식을 준비하여 한준을 먹이고 밤에는 길쌈을 하여 한준에게 의복을 입힌다. 한준은 음식과 의복이면 그뿐이니, 그밖에 다른 것이 있고 없다 하여 근심하는 일은 알지 못한다. 그 남편으로 하여금 먹고 입는 일로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으니, 이는 부인의 뛰어난 행실이다. 에서 말하지 않았소? 부부가 화목하..

'엄마 이데올로기'는 엄마만 짓누를까

특정 문학 단체나 특정 문인을 욕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엄마 이데올로기’, 우리 엄마한테도 강하게 작용하는 ‘엄마 이데올로기’를 한 번 확인해 보려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끌어와 쓰는 문학 작품들도, 무슨 비판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사실은 너나없이 우리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를 성찰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경남의 한 문학단체가 ‘시와 어머니’를 주제로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여기 출품된 시편을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작품들을 읽으면서 공감이 됐다면, 어느 누구도 ‘엄마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머님들은 왜 살코기는 자식들 먹이고 뼈다귀와 머리만 잡수셨을까? 당신은 먹고 싶어..

옥소리 형량 VS 검찰 조사 중 또 간통한 형량

저는 옥소리 씨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 봅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이 세상 모순 가운데 하나를 깨려고 자기 몸과 마음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간통죄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옥소리 씨에게 간통죄는 개인의 성 결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였을 것입니다. 옥소리 씨는 가정이 깨어진 지경에서 자기의 성(性)을 어떻게 할지 결정을 했고 그것을 간통죄가 가로막고 나선 셈입니다. 아시는대로 간통죄는 친고죄입니다. 옥소리 씨 경우 남편이 고소하지 않으면 죄가 될 수조차 없다는 말씀입니다. 간통죄로 고소하려면 혼인 해소(어렵지요? 이혼! 하하.)를 하거나 혼인 해소를 위한 소송을 제기해야만 합니다. 반면, 소송이나 고소를 취하하면 진행되던 재판도 공소 기각으로 그냥 끝나 버립니다. 제가 옥 씨 전(前) ..

밤마다 아내 눕혀놓고 책 읽어주는 남자

책 읽어주는 남편? ‘책 읽어주는 여자’는 프랑스산 영화 속에나마 있는 줄 알지만, 저는 제 살아 생전에 책 읽어주는 남자를 현실에서 만나리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실재하고 있었습니다. 2008년 11월에 만났습니다. “요즘 밤마다 아내 눕혀 놓고 책을 읽어줍니다.” 이랬습니다. 물론, ‘밤마다’와 ‘눕혀 놓고’라는 대목에서, 참 경망스럽게도, 좀 요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대목에서는 제가 아무 것도 실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이는 이어서 “한 1년 됐는데, (책을) 쌓으면 한 이만큼은 되지 아마?” 이러면서 손을 턱 바로 아래 즈음에 갖다 붙였습니다. 마흔 권은 넘어 보이는 높이였습니다. 저는 미련하게도, 이 때조차도 머리 속에서 실감나게 그런 풍경을 그려내지를 못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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