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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조식 8

인간의 도리 수양, 자연의 이치 풍류

하천과 문화 (2) 황강의 누정(樓亭)문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 황강변에 정자·누각 여럿, 수양·풍류 동시에 누리고우람하거나 소박한 매력,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 대부분 정자와 누각은 강가나 냇가에 들어선다. 위로 산악을 아우르고 아래로 강물을 품는 자리다. 산과 강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 하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한다 했다. 산과 강에서 사람된 도리와 덕목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누정은 옛적부터 수양(修養)과 풍류(風流)가 함께하는 공간이었다. 수양과 풍류가 떨어져 있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수양하는 가운데 풍류를 즐기고 어떤 때는 풍류를 즐기는 가운데 수양하기도 하였다. 1898년 봄과 여름 어름에 합천군 초계면 황정리 남계정에서..

가을에 맞추어 쓴 산청 여행기

예전에 산청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러다보니 실제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는 훨씬 더 멀고 아득했다. 하지만 이제 산청은 진주에서 보자면 마실을 가도 좋을 만큼 이웃 동네가 되었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길이 된 것이다. 삶은 언제나 그렇듯 양면적이다. 길이 멀어 불편했지만 그만큼 누릴 게 많았던 데에 비긴다면 지금의 길은 편리하지만 밋밋하고 건조하다. 하지만 그조차 넉넉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기에 떠남은 언제나 좋다. 성철스님 겁외사 대전~통영 고속도로 단성IC를 빠져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겁외사가 있다. 겁외사를 소개하면 사람들은 굉장히 멋있거나 경치가 아름답거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겁외사는 볼거리가 많거나 아름답거나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절이다. 그럼에도 사람..

가본 곳 2018.03.28

합천의 뇌룡정 복원과 영암사지 귀부 세척

합천에 있는 문화재 가운데 뇌룡정과 영암사지 귀부(동·서 제각각 하나씩)가 수리 또는 보수를 받았습니다. 더 많은 문화재가 수리·보수를 받았을 수 있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삼가면 외토리 남명 조식 선생 생가(외가) 마을에 있는 뇌룡정은 선생이 김해 처가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1548년 지어져 가까운 단성 덕산으로 나간 1961년까지 13년 동안 제자들 가르쳤던 공간입니다. 일제강점 직전 1900년대에는 의병장 왕산 허위 등이 고쳐 짓기도 했다는 건물입니다. 허위 선생은 일제의 민비 시해로 일어난 을미의병(1895년) 그리고 고종 폐위와 군대 해산으로 일어난 정미의병(1907년)에 모두 떨쳐나선 인물로 1908년 일제에 붙잡혀 교수형을 당합니다. 1890~1900년대 나라가 어려운 시..

나라사랑 청소년 역사문화탐방 ②

◇산청 단성향교~단속사지~남사마을~남명조식유적지(산천재·덕천서원)~구형왕릉·덕양전 구형왕릉은 역사적 상상력을 한 뼘 더 키울 수 있는 장소입니다. 김해 가락국 마지막 임금 구형왕이 신라에 나라를 바친 뒤 여기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살다가 무덤을 남겼다는 얘기입니다. 무덤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반도에 유례가 없는 적석총,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이랍니다. 구형왕은 여기서 고토회복을 위한 항쟁을 준비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아무 뜻없이 목숨 부지만 했을까요. 단속사(斷俗寺)는 동·서삼층석탑과 당간지주로 남았습니다. 남향으로 두 갈래 개울이 흐르는 사이 도도록하게 솟은 자리인데요, 골이 넓어 온종일 햇살이 고루 비친답니다. 고려 무신정권 시절 두 번째로 실력자가 됐던 최우는 아들 만종을 단속사 주지로 삼았습니다...

예술인탐방대가 만난 남명·곽재우, 집막걸리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경남이야기예술인탐방대에 함께한 이는 모두 다섯입니다. 문인으로는 하아무·박래녀 소설가와 손남숙 시인 등 셋이고요 미술 쪽에서 신희경·미란 화가가 동참했습니다. '이야기'와 미술은 어쩌면 궁합도 맞지 않는 색다른 결합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는데, 그 결과물을 보면 그리 잘못은 되지 않았지 싶습니다. 다음에는 성악이나 악기를 하는 음악인과도 함께해 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두 화가가 내놓은 그림들은, 바라보면 한 마디로 집어내기는 어렵지만 마음을 울리는 무엇이 느껴지거든요. 음악인들도 '경남' '이야기' '탐방'을 하면 마찬가지 감흥이 일어 소리로 그것이 표현되지 않을까요? 그 소리를 듣는 이들은 그로 말미암아 다시 감흥이 솟고 말씀입니다...

가본 곳 2014.12.28

이야기탐방대로 한 뼘 더 자란 이 아이들

경남이야기탐방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자회사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진행을 맡고 있답니다. '경남·부산 스토리 랩'의 일부로 올해는 합천 남명 조식 관련 유적과 의령·창녕 의병장 곽재우 유적, 남해 손으로 빚는 막걸리를 찾고 그 결과를 글·그림·사진으로 내놓는 일을 했답니다. 경남이야기탐방대는 청소년·블로거·예술인 셋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청소년은 탐방 주제 셋 가운데 막걸리를 빼는 대신 통영-통제영과 통영 예술·예술인을 잡았습니다. 합천은 8월 24일 찾았고 통영은 9월 14일 찾았으며 의령에서 곽재우를 만난 날은 11월 2일이었습니다. 합천에서 만난 남명 조식 선생을 아이들은 바로 알아보지 못했답니다. "잘 몰랐지만 모른다고 하면 쪽팔릴까..

가본 곳 2014.12.10

지금도 이어지는 그이의 가르침

경남이야기탐방대 1 - 합천 남명 조식 관련 탐방 '갱상도문화공동체해딴에'가 8월부터 11월까지 경남이야기탐방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딴에는 경남도민일보가 지역사회 공익 실현을 위해 만든 경남형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경남 이야기탐방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경남·부산 스토리 랩' 사업의 한 부분으로 '지역 이야기산업 활성화를 위한 자생 기반 마련'을 목표로 역사적 사건·인물과 설화, 명물 등을 찾아보고 결과를 글·그림·사진으로 내놓는 일을 할 것입니다. '이야기산업'이란 보통 사람들한테는 아직 많이 낯선 개념으로 구체적인 형상이나 생산물이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지역 여러 '꺼리'에 상상력과 감수성을 더해 새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여행·관광은 물론 애니메이션·영..

가본 곳 2014.11.23

해인사 산신령이 남자 아니고 여자인 까닭

[우리 고장 사랑 고3역사문화탐방] (9) 합천군 2013년 12월 11~12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합천군 학생들의 '우리 고장 사랑 고3 역사 문화 탐방'에는 함박눈이 동행해줬답니다. 길을 나서기 전에는 걱정을 했으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눈 덕분에 오히려 흥겨운 여정이 됐습니다. 물론 합천은 산길이 많기 때문에 탐방 지역은 일부 바꿔야 했지만 말씀입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황매산 모산재 아래 남향으로 들어서 있는 영암사지였습니다. 영암사는 통일신라 말기에 지어졌다고 전해집니다. 망한 절터 폐사지임에도 통째로 맑고 밝고 환한 기운을 뿜어내는 곳이 영암사지입니다. 그런 느낌은 눈이 쏟아지는 속에서도 여전했습니다. 자부심 서려 있는 영암사지 쌍사자석등 모산재가 양쪽으로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가운데 잘 ..

가본 곳 201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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