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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 3

활짝 핀 꽃보다, 꽃망울이 더 설렌다

저는 원래 계절 중에서 초겨울을 좋아했습니다. 찬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질 때쯤 묘한 향수가 되살아나는 그 느낌을 좋아했었죠. 그런데, 좋아하는 계절도 세월이 가면 바뀌나 봅니다. 요즘은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좋습니다. 특히 겨우내 화분에서 죽은 것처럼 말라있던 나뭇가지나, 흙 속에서 파란 싹이 올라올 때의 반가움은 마치 저를 소년 시절로 되돌려주는 것 같습니다. 올 봄에도 그랬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놓여 있던 화분에서 연두빛 새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꽃망울을 하나씩 맺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 나무는 2년 전 마산 팔용산에서 살짝 뽑아다 심은 이름도 모르는 거였는데,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가 봄이 되자 이렇게 파란 잎과 가지가 불쑥불쑥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꽃망울까지 맺었습니다. 작..

생각을 바꾸니 '푸른 겨울'이 보였다

얼마 전 김훤주씨가 '겨울철 양산 통도사에서 본 싱싱한 들풀'이라는 포스팅을 통해 한겨울에도 조금만 관심을 두고 보면 이런 푸른 풀들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훤주씨는 이 글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멀리를 보면 실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를 봐야 실체가 보입니다. 그러니까, 고개를 높이 들어 멀리 산을 보면 거기서 파란 풀을 볼 수 없습니다. 그냥 이미지만 머리에 남겨집니다. 그러나 고개 숙여 눈 앞 뜨락을 훑어보면, 거기에는 뚜렷한 실체를 가진 파릇한 풀이 있습니다." 과연 이 글을 읽고 난 뒤, 자연을 보는 제 눈이 좀 달라졌습니다. 지난 목요일 대전에서 있었던 회의에 참석했다가 다음날인 26일 충남 공주에 있는 계룡산 동학사를 둘러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거기서도 여기저기 푸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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