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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 20

3월에 생각해 보는 3·15기념사업회

3월 8일 금요일 저녁에 3·15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이은상과 3·15의거기념사업회를 얘기해 봤습니다. MBC경남의 라디오 광장에서였습니다. 제가 김상헌 기자랑 하는 이 꼭지를 두고 ‘세상 읽기’라 하는군요. -------------------------------- 김상헌 : 3월입니다. 3월이 왔습니다. 날씨가 예전 같지 않게 확 풀렸습니다. 거리에는 화사한 옷차림들이 꽤 넘쳐나는데요, 창원에 사는 사람들 마음 한 쪽 구석에는 어째 좀 찜찜하고 신산한 느낌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김훤주 : 5월이 광주에서 특별하듯이 우리 창원의 마산에서는 3월이 특별합니다. 1960년 3월 15일 3·15의거가 마산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엄청난 부정 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마산시민들이 들..

자기 앞으로는 아무것도 쌓지 않은 사람

박영주(53)씨는 마산·창원 지역 역사학자랍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대해 그이처럼 풍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이는 사회운동도 오래 했습니다. 지금도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또 걷기 바람이 일기 전인 2000년 '걷는 사람들' 모임을 뜻있는 이들과 만들어 카페(http://cafe.daum.net/mswalker)지기 노릇도 하고 있습니다. 박영주씨는 자기 앞으로 이루거나 가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습니다. 운동을 했지만 세력을 이루지도 않았습니다. 자기 소유 집도 없고 보증금이 몇 천만원씩 내고 전세를 얻은 그런 집에 살지도 않는답니다. 마산의 북카페 '시와 자작나무'가 있는 건물 한 켠이 그이가 혼자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

누나의 3월 : 비루한 욕망과 남루한 폭력

1960년 마산 3·15 의거를 다룬 이 18일 밤 전국 방송을 탔습니다. 3월 27일 마산MBC 권역 방송을 했을 때 전국 방송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4월 혁명 기념일 4월 19일을 하루 앞두고 이렇게 방송에 나왔습니다. MBC가 고맙군요. 저는 3월 26일 마산 MBC 아트센터에서 한 시사회에 가서 봤습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기 때문에 정식 방송으로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국 방송에 때맞춰 당시 제게 들었던 느낌을 좀 얘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 잘 짜인 드라마에서 50년 전 상황을 아주 잘 구현해 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엉뚱하게도 제 감수성이 시대에 뒤떨어졌음과, 욕망에 대한 남자의 비열함과, 폭력에 대한 인간의 남루함을 느꼈습니다. 1. 시대에 뒤떨어진 나의 ..

'누나의 3월'에 나온 용공조작, 사실은 이랬다

어제(18일) 밤 10시 40분 MBC를 통해 4·19혁명 50주년 특집극 '누나의 3월'이 전국에 방송되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방송 직후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에서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누나의 3월'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준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고, 우선 드라마에 나온 내용 중 시위학생과 시민을 용공으로 몰았던 당시 이승만 정권과 경찰의 행태를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 한다. 드라마에서는 '학생들의 호주머니에서 인민공화국 만세라고 쓴 비라가 나왔다'는 말이 잠깐 지나가듯이 나오는데, 자칫하면 실제 그런 비라가 나왔던 걸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 전말을 알려드릴 필요도 있겠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가상인물인 누..

1960년 4·19혁명을 부른 부정선거의 실상

"세계 역사상 대통령선거에 소송이 제기된 적이 있어? 법은 나중이니 우선 당선부터 시켜 놔야 돼. 콩밥을 먹어도 내가 먹고 징역을 살아도 내가 산다. 국가 대업을 위해 지시하는 것이니 군수와 서장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 뒷골목 깡패 보스의 말이 아니다. 일국의 내무부장관이라는 최인규가 3·15 정·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 시·도 경찰국장과 사찰과장·경찰서장(165명), 군수(139명), 시장(25명), 구청장(14명) 등을 불러 모아놓고 한 말이다. 3·15의거와 4·19혁명 직후인 7월 8일 대법원에서 열린 최인규의 재판 진술내용을 보자. 재판장(정영조)=부정선거 방법을 지시하면서, 투표함을 바꿔쳐라. 그것이 안되면 불을 질러라. 그것도 안되면 기관총으로 드드륵 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

드라마 '누나의 3월' 리뷰에 앞선 메모

-드라마를 보면서 울었다. 중반부터 계속 삐질삐질 눈물이 나왔다. 끝까지 눈알이 쓰라렸다. -역사고증을 철저히 했다. 특히 주요한 핵심 인물(박종표 친일, 오성원 구두닦이, 다방레지 등 민중, 그리고 학생, 민주당원, 기자, 경찰서장) 제일여고 학생회장 노원자 등을 잘 배치했다. 주인공인 누나 양미, 동생 양철은 가상인물, 실재인물과 가상인물을 적절히 잘 배합했다. -권찬주 여사, 김주열, 그의 형 광열, 친구 김용실도 잘 형상화했다. 다만 권찬주 여사는 극중인물보다 실제 인물이 훨씬 반듯하게 잘 생겼다. 권 여사의 얼굴을 아는 사람으로서 약간 아쉬웠던 점이었다. -그 외에 아쉬운 점은 검찰지검장 서득룡, 서울신문 기자 이필재 기자, 국회의원 이용범, 사찰계장 강상봉 ... 등 진짜 원흉들 형상화 한계,..

3·15 국가기념일 제정, 어떻게 보십니까?

요즘 마산에서는 내년 3·4월혁명 50주년을 앞두고 1960년 3·15부정선거에 항의해 마산시민이 궐기한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3·15의거기념사업회가 주축이 되고, 이주영·안홍준 의원이 앞장서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국회의원 265명의 찬성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승만을 추앙하는 현 정부의 기류로 볼 때 과연 국무회의 통과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도 들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산에 사는 시민 중 누구도 감히 3·15국가기념일 제정운동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어 있습니다. 만일 딴소리를 했다간 역적으로 매도당할 수도 있는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마산에서 반대하면 역적으로 몰릴 수도? 엊그제, 마산에서 오랫..

고은 시집 '만인보'에 역사적 오류가 있다

요즘 마산은 흔히 3·15의거와 4·19혁명이라 부르는 1960년 3·4월혁명 49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입니다. 어제(11일)는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앞바다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모습으로 떠오른 날이었습니다. 이 날을 기념해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오전에 시신인양지에서 열사의 고향이자 모교인 남원 금지중학교 교사와 학생, 그리고 열사가 입학식도 치르지 못하고 희생된 마산상고(현 용마고)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49주기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김주열 열사에 대한 학술토론회를 열었는데요. 여기서 얼마전 정운현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과 제가 번갈아 포스팅했던 친일헌병보 출신으로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김주열 열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박종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김주열 살해 유기 원흉은 친일헌병 박종표였다

4·19혁명 열사 김주열을 아시나요? 김주열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1960년 경남 마산의 마산상고에 진학했다가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항거하다 숨진 3·15의 화신이며 4·19의 횃불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18일) 블로거 정운현 선배가 '친일헌병들은 애국지사를 어떻게 '고문'했나'라는 글을 올렸는데, 거기에 등장한 일제 헌병보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신상묵과 박종표였던 것입니다. 신상묵이야 신기남 전 의원의 부친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자이지만, 박종표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박종표는 3·15의거와 김주열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로서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원흉입니다. 그는 바로 열 여섯 살의 김주열 학생에게 직격최루탄을 발사해 눈을 관통하게 함으로써 살해했..

실리지 못한 글 ‘비겁한 글쟁이들’

[김주완의 지역에서 본 세상]‘3·15의거의 도시’ 마산은 지금… 마산은 1960년 4·19혁명을 촉발시킨 ‘3·15의거’의 도시다. 1979년에는 부산과 함께 ‘부마민주항쟁’을 일으켜 박정희 독재에 조종을 울린 도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마산시민들은 오래 전부터 마산을 ‘민주성지’라고 부르며 자랑으로 삼아왔다. ‘민주성지 마산’의 대표적인 민간단체 중 ‘사단법인 3·15의거기념사업회’라는 곳이 있다. ‘3·15의거 희생영령을 추모하는 기념사업과 3·15의거 정신을 영구히 계승 발전시키는 일’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다른 지역의 비슷한 ‘기념사업회’들이 대개 그러하듯, 마산의 이 단체도 ‘정신을 계승·발전’하는 일 보다 ‘기념’에만 치우쳐 오히려 3·15정신을 박제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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