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마흔 여섯해만에 호두나무를 처음 봤습니다. 나무에 달려 있는 호두를 본 것도 당연히 처음이죠. 지리산 자락의 산골짜기에 있는 함양군 수동면 치라골이라는 마을에서였습니다. 거기 사시는 한 노인분을 뵈러 갔었는데, 그 분의 집 앞에 호두나무가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엔 그냥 감나무인줄로 알았습니다. 수형도 감나무와 비슷했고, 잎이 좀 커보이긴 했지만 거의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감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유심히 봤더니 감은 아니지만 뭔가 열매가 달려 있었습니다. 카메라 렌즈로 당겨서 봤더니 호두였습니다. 함께 갔던 일행 한 분이 호두나무 줄기를 발로 찼습니다. 그랬더니 두 개의 호두가 툭툭 떨어지더군요. 즉석에서 깨어 먹어봤습니다. 고소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