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정홍에게도 삶은 고달픈 것이라는 깨달음 경남의 창원과 마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서정홍 선배를 만나 알게 됐고 스무 해 가까운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시를 쓴다거나 책을 낸다거나 아니면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일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다른 데서 받은 도움과 영향이 더 많았습니다. 제게 서정홍 선배는 언제나 '시원한 물줄기'였습니다. 저는 그 물로 목마름을 가시게도 했고 깨끗함을 더하게도 했습니다. 괴롭고 어려울 때 서정홍 선배를 만나 얘기를 주고받으면 괴로움과 어려움이 덜해지고, 즐겁고 기쁠 때 만나 얘기를 나누면 즐거움과 기쁨이 곱이 됐습니다. 선배는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얘기를 다 들어줬고, 선배도 무슨 얘기든 그것이 선배 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