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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31

"동학혁명 생각하면 지금 농민운동 쪽팔린다"

전희식, 치매 어머니와 함께 사는 노동운동 출신 농민 1958년생인 그이는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에서 태어났습니다. 58년 개띠입니다. 낳고 기른 어머니는 김정임씨랍니다. 어머니는 1922년생으로 14살에 시집와서 여섯 남매를 낳았습니다. 막내아들인 그이를 37살에 낳고 남편을 43살에 여의었습니다. 어머니 일생의 신산함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그이는 자기와 같은 개띠인 어머니를 올해로 8년째 모시고 있습니다. 태어난 고향에서 직선거리로 14km 정도, 육십령 고개만 넘으면 바로 나오는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해발 620m 산골에서요. 벌써 아흔을 넘긴 어머니는 치매에 걸렸고 잘 움직이지도 못한답니다. 진보운동과 함께한 전희식의 삶 그이를 처음 알게 된 때는 30년 전입니다. 한국전..

너무 알려졌어도 또 가고픈 함양 화림동

7월 11일 저녁 7시 20분 즈음에 했던 창원교통방송 원고입니다. 다들 잘 아는 장소이고 누구나 손쉽게 즐기는 골짜기이기는 합니다. 7월 하순 8월 초순 나들이하시면 너무 붐벼서 제대로 누리고 즐기지 못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시기는 조금 조절하시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도 찜통 같이 무덥겠구나 생각하며 보니까 한창 무더위는 그래도 내달 15일까지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여태 겪었던 여느 해보다 무더위에 시달리는 기간이 좀 적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도 좋고 아니면 좀더 기다렸다 휴가철이 무렵 해서 들러도 좋은 데입니다. 함양 화림동 골짜기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계곡으로 물도 풍성하고 바위들 하얀 빛도 대단하고 둘러싼 산과 들도 빼어납니다..

가본 곳 2014.07.16

서암정사 다람쥐 잘 찍힌 사진 넉 장

2010년 통도사에서 불목하니 노릇을 하면서 나름 수도를 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머리를 깎지는 않았습니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으며 술도 한 잔 걸쳤겠지요. 거의 25년만에 만난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1998년 IMF 이후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이더군요. 특히 마음 고생을요. 그러다 통도사와 인연이 됐다고 했습니다. 수도를 해서 나름대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으면 짐승들하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짐승들이 달아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우면 덩달아 사람한테 남아 있던 어떤 악한 기운도 사라지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짐승들이 날세워 경계할 수밖에 없게 ..

가본 곳 2014.05.04

함양 임호 마을의 도농교류형 도랑 살리기

경남 함양은 지리산 자락에 있는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로 나뉩니다. 옛날에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마을이 더 오지였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생태의 값어치가 높아지고 덩달아 오지 마을이 사람들 발길과 눈길을 더 많이 잡아 끌게 됐거든요. 대표로는 지리산을 업고 용유담이 앞에 있는 함양군 휴천면 송전마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용유담을 건널너려면 다리가 없어서 배를 타야 했고 산이 험해 다니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마을도 달라졌습니다. 산림청이 2008년 산촌생태 최우수 마을로 꼽은 데서 알 수 있듯, 이런 마을에 나랏돈이 지원되면서 개발이 많이 됐답니다. 지리산 자락이 아닌 오지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둘레길이 생겼어도 지리산 자락만 대부분 정부 지원을 받..

볼런투어? 자원봉사(보람) + 여행(재미)이지

경남자원봉사센터·신협 두손모아봉사단·해딴에 '힐링 마을 만들기'. 볼런투어(Voluntour)는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개념이자 행동이랍니다. 자원봉사(Volunteer)와 여행(Tour)의 결합이지요. 자원 봉사를 하는 보람도 누리면서 여행하는 재미도 즐기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볼런투어를 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이사장 신문현)가 올해 들어 처음 시도했습니다. 경남자원봉사센터는 지난 2012년부터 '테마가 있는 자원봉사 마을 만들기' 사업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사천 한센마을 공동목욕탕·함안 외암초교 복합문화공간 만들기에 이어 창원 대안학교 해밀북카페와 함양군 휴천면 임호마을 마을꾸미기가 있는데 이 가운데 임호마을에 볼런투어 개념을 적용했습니다. '볼런투어로 만들어가는 힐링 오지 마을'이 주제인 함양 휴천면..

올해 마지막 습지 기행 : 와불능선과 뱀사골

10월 16일 가을 들머리에서 지리산으로 걸음했습니다. 행정구역에 따라 나누자면 와불능선·서암정사가 있는 함양과 뱀사골이 있는 남원이 됩니다만, 이런 구분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의 지원을 받아 경남풀뿌리환경교육센터와 갱상도문화공동체해딴에가 함께 진행하는, '2013 경남도민 생태·역사 기행'의 마지막 프로그램입니다. 1. 가장 완전한 학습은 놀이에서 나온다 우리는 생태·역사 기행을 통해 습지의 소중함과 습지의 생명력 따위를 뚜렷하게 느끼면서도 재미(또는 즐거움)와 보람을 몸과 마음으로 누리고 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머리로 새기는 '지식'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 반면, 몸과 마음으로 새기는 '모습'은 오래 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머리는 짜릿함을 잘 모르지만, 몸과 마음은 짜릿함을..

가본 곳 2013.10.27

동네 골짜기에도 공정여행은 있다

1.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던 함양 용추 골짜기 11년 전인 2002년 5월 함양 용추계곡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여름을 앞두고 하루 정도 시원하게 지낼 데를 소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말이 아닌 평일이라 사람은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났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절간 용추사에 올라가 물었더니 한 해 전 여름철에 여기 온 사람들이 고기 구워 먹은 냄새가 골짜기 구석구석에 배여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놀라웠습니다. 7월 20일 창녕 옥천계곡에 다녀왔습니다. 일요일인 때문인지 오전 10시 즈음에 닿았는데도 곳곳에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싸온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고기 굽는 냄새가 11년 전 용추계곡만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바래기재~고제원, 거창 옛길의 풍물

1. 시대 따라 달라지는 길의 경제학 길은 시대마다 적용되는 경제학이 달랐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농지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길은 농사를 짓는 평지를 달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마을조차 평지가 아닌 산자락에 지었습니다. 농지를 다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길은 농지와 산지가 만나지는 데로 났습니다. 농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덜 불편하게 걸을 수 있는 산자락이었습니다. 산이 가로막을 때면 길은 달라졌습니다. 꾸불꾸불 흐르지 않고 골짜기와 등날을 최대한 곧게 오르내렸습니다. 거리를 최소화해 걸리는 시간을 줄인 것입니다. 옛길의 경제학이랍니다. 오늘날은 달라졌습니다. 일제강점기 신작로를 내던 때와 해방 이후 신작로 위로 국도를 닦던 시절까지는 옛길의 경제학이 나름 적용됐습니다. 당시까지는 농지가 대접받았기..

가본 곳 2013.06.09

역사체험단과 해딴에의 올해 여행 체험 일정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의 어린이·청소년 대상 역사체험단 활동이 마무리됐습니다. 2012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여섯 달 동안 모두 다섯 차례 운영했습니다. 일단 역사체험단 활동은 이렇게 접고요, 3월부터는 ‘어린이·청소년 여행 체험’으로 새로 시작합니다.(어른 상대 프로그램도 많답니다) 앞서 지난 활동을 짤막하게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1. 아래부터 낮은 데부터 채우는 선비 정신이 담긴 관수觀水 ◇8월 25일 거창 황산마을~수승대~동계 정온 선생 옛집~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거창박물관 = 창원과 진주에서 30명 남짓이 참여한 역사체험단의 첫 탐방지는 거창이었습니다. 당산나무가 우람한 황산 마을은 옛날 집과 돌담장이 그대로입니다. 거창 신씨 집성촌인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기와집은 원학고가(猿鶴古家)입..

가본 곳 2013.02.23

유모차 타는 갓난애, 유모차 미는 할머니

산천경개가 아름다운 함양에서 본 모습입니다. 함양은 군내버스 노선이 매우 알찹니다. 특히 읍내에서 유림을 들렀다가 마천까지 간 다음 추성 골짜기로 들어가는 노선은 둘레 경치가 아주 빼어납니다. 결혼 이주 여성인가 봅니다. 아이가 셋입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아이가 셋씩이나 있어서 그런지, 어쩌면 저 사람 부부 사이가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설핏 들었습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저랑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만.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이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되는 반면, 같이 있는 두 아이는 분명히 여자였습니다. 어쩌면 아들을 하나 얻으려고 하다가 저렇게 셋째까지 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이 뭐라고, 지금은 이미 남녀 평등을 지나 여성이 훨씬 살기 좋은 쪽으로 나가고 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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