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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고 6

교장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 우는 아이들 보셨나요?

여러분의 기억 속에 '교장선생님'은 어떤 분으로 남아 있나요. 대개 가까이 다가서기엔 어려거나 무서운 권위적 이미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마산 태봉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좀 이색적인 광경을 봤습니다. 아이들이 교장선생님과 헤어지는 게 서러워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우는 겁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이색적인 광경이어서 동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일단 영상부터 한 번 보시죠. 영상 속의 교장 선생님은 태봉고 개교 때부터 4년간 교장으로 재직했던 여태전 선생입니다. 그는 이번 학기까지 4년의 교장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됩니다. 그걸 아는 아이들이 더욱 서럽게 울었던 것 같습니다. ☞태봉고 여태전 교장의 회고사 "사람이 먼저다" 교장 선생님이 다시 이 학교 교장 공..

시골 고등학교 록그룹의 대단한 실력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있는 태봉고등학교 공동체의 날 행사가 지난 27일 있었다. 아들녀석이 이날 행사기획을 총괄한다고 해서 낮에 급한 일을 처리하고 오후 5시쯤 참석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어우러진 가운데, 학부모들이 준비한 비빔밥을 먹고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그냥 아이들 학예회 봐주는 정도의 기분이었는데, 점점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이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록그룹 'Sorrow(쏘로우)'의 공연은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 학교의 학생 수는 학년당 45명,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130명 남짓에 불과하다. 이렇게 작은 학교에서 이런 실력을 갖춘 아이들이 나오다니 놀랍다. 게다가 Sorrow는 1기, 2기, 3기까지 있다. 동영상에 찍힌 Sorrow는 제일 선배인..

민족무예는 무술이라기보다 춤사위 같았다

나는 무술도 잘 모르고, 춤이나 무용도 잘 모른다. 그런 내가 얼마 전 민족무예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다. 아들녀석이 다니는 태봉고등학교 공동체의 날 행사에서였다. 태봉고등학교는 학기마다 한 번씩 공동체의 날이라는 행사를 하는데,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어울려 먹고 놀고 즐기는 날이다. 간담회나 토론회도 한다. 행사 중에는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들이 각기 자기의 장기를 공연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날은 학생들의 트로트 공연과 록 공연, 학부모인 배달래 바디페인팅 아티스트의 퍼포먼스, 그리고 방과후 학교 교사인 노정인 관장의 민족무예 공연이 있었다. 나로선 처음 본 민족무예 공연이었는데, 이런 공연은 태권도의 대련 시범이나 벽돌깨기 정도만 보아왔던 터라 이 또한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학부모에게 시(詩) 읽어주는 교장선생님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저는 도종환 시인의 이 시(詩)를 얼마 전 있었던 태봉고등학교 학부모 연수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이 시를 읽어준 이는 태봉고 교장 여태전 선생님이었습니다. 올 3월 입학 예정인 아이들의 예비학부모를 포함한 10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장 선생님이 특..

공립대안학교의 학부모 연수 참석해보니

아들녀석에 대한 저의 교육철학은 그냥 '방치'하는 겁니다. 아니, 방치라고 하니 어감이 좀 안좋네요. '자유방임' 정도로 바꾸는 게 좋겠네요. 물론 아들녀석이 영 엇나가면 바로잡아주긴 해야 겠죠. 하지만 그럴 때도 가급적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녀석이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을 다니는 동안 거의 학교와는 담을 쌓고 지내왔습니다. 입학식 때 한 번, 졸업식 때 한 번 정도 외에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학교에 가볼 일이 없었죠. 그러던 제가 녀석이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고등학교의 1박 2일짜리 학부모 연수에 참석했습니다. 연수일정은 정말 빡빡했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수많은 연수회나 수련회에 참석해보기도 하고, 제가 직접 그걸 주관해보기도 ..

독일에 강호동 같은 사람이 많은 까닭은?

무터킨더(박성숙) 님의 강연을 전한 앞의 글(☞스폰서 검사는 한국교육이 낳은 괴물)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무터킨더 님은 강연 중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일의 학교는 애국심을 가르치지 않는다." 무슨 말일까요? 우리나라는 걸핏하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애국심을 호소하고, 정치인들은 물론 진보를 자처하는 사회운동가들조 애국을 강조하는데…. 독일은 학교에서조차 애국심을 가르치지 않는다니요. "애국심 때문에, 애국심을 내세워 벌어진 끔찍한 역사를 알기 때문이지요. 나찌 독일이 일으킨 2차대전이 대표적이죠. 그래서 독일에서는 심지어 '우리독일'이라는 말도 금지되어 있어요. 당연히 '우리민족'이나 '조국'이라는 말도 없죠. 독일에선 그런 걸 모두 경쟁을 유발하거나 대결을 조장하는 걸로 봅니다. 그 나라에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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