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을 입은 아낙네들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고 있다. 무슨 일일까? 1960년 마산 3.15의거와 4.19혁명에 의해 이승만 독재가 무너지자, 가장 먼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선 사람들은 한국전쟁 당시 재판도 없이 민간인 신분으로 국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학살당한 사람들의 유족이었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상시적인 감시대상으로 찍혀 반강제적으로 국민보도연맹에 가입된 사람들, 미군의 무차별 폭격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들, 인민군이나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고 주민 전원이 몰살된 마을... 킬링필드를 능가할 정도로 이렇게 학살된 숫자가 전국적으로 최소 30만, 최대 100만 명에 이르렀다. 경남 마산에서만 해도 1681명이 바다에 수장되거나 산기슭에서 총살당했다. 무고하게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전쟁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