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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책을 남한테 주는 이유

지난 해 절친 둘에게서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한 사람은 연초에 물었고 한 사람은 연말에 물었다. “훤주씨, 책을 왜 나눠주는 거죠?” “거 하나 물어봅시다. 책을 왜 그렇게 나눠요?” 처음 질문에는 “그냥요.” 했고 두 번째 질문에는 “집이 좁아서요.” 했다. 우리는 서로 웃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이렇게들 대답하자 다시 묻지는 않았다. 아마 나름 자기 방식으로 이해하고 짐작했겠지. 지금 나는 책을 다 읽고 나면 페이스북을 통해 곧바로 남한테 주고 있다. 줄잡아도 8~9년은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몸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 구성원을 상대로 그렇게 했다. 책이 곧잘 나가기도 했지만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사나흘 기다려보고도 나가지 않으면 그 책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좀더 많이 알리면 쓰레기통..

김열규가 풀어본 한국인과 도깨비의 정체

도깨비와 한국인을 연결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여태 한 번도 없었습니다. 도깨비는 한국에도 있고 중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고 여겨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남 고성에 돌아와 살고 있는 한국학자 김열규가 낸 을 훑어보니 도깨비는 한국인의 또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한국인의 못남과 잘남, 못된 구석과 좋은 구석, 좋은 심성과 나쁜 심성, 도움 되는 무의식과 해코지 되는 무의식 따위가 도깨비 여기에 다 녹아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1. "도깨비는 한국인의 자화상" "도깨비에게는 한국인의 욕망이 들끓고 있다. 알게 모르게 부글대고 있다. 도깨비는 가릴 것 없고 숨길 것 없는 한국인의 심성의 알맹이다. 무의식의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우리들 한국인의 자화상 같은 게 바로 도깨비다. 도깨비는 자신의 본래 모습보다 우리들..

고위공무원이 보던 책을 살짝 엿보았더니…

어제 마산시 부시장실에 들어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재 마산부시장은 김영철(54) 지방부이사관입니다. 황철곤 마산시장이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으로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김 부시장이 마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김 부시장의 방에 들어가게 된 것은 의 김주열 열사 폄훼·왜곡보도에 대한 시민단체의 항의방문 덕분이었습니다. 시민단체는 부시장실 옆에 있는 상황실로 가자는 김 부시장과 공무원들의 요청을 뿌리치고 부시장실에서 약 10분간을 버텼습니다. 그러는 동안 무심코 부시장실을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제 눈길이 머문 곳은 책상 옆에 놓여있는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부시장쯤 되는 고위공무원은 어떤 책을 읽을까 궁금하여 들여다 봤더니 바로 '조갑제닷컴'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

나도 이제 책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9년 11월 17일 '텔레비전을 보다가 전유성이 좋아졌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10월 20일 KBS1 TV 아침마당 에서 엄용수가 선배인 전유성에 대해 하는 얘기를 듣고 서늘해졌던 느낌을 적었습지요. "아 그 선배는, 책도 많이 읽고 책 선물도 많이 해요. 언제나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지요. 후배들한테 '야, 이 책 좋더라.' 하면서 던져 주고 '야, 이 책 아주 재미있더라.' 하면서 건네준단 말이죠." "그런데 선배 집에 가면, 책이 하나도 없어요. 깨끗해요. 텅텅 비어 있어요. 왜냐고요? 책 보고 나서 집에 책꽂이에 꽂아두는 게 아니라 짚히는대로 후배들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줘버리니까요." 그 때 저는, "웃자고 한 얘기겠지만 전혀 우습지 않았다"고 하면서 "몸이 좀 서늘해졌고 ..

텔레비전 보다가 전유성이 좋아졌다

10월 20일 아침 텔레비전을 보다가 저는 전유성이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제가 모셨던, 그리고 때로는 대거리도 했던(노조 지부장이어서리) 허정도 경남도민일보 전직 사장 출연하시는 프로그램이라 봤는데, 거기서 무슨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엄용수라는 코미디언이 있지 않습니까? 전유성보다 후배인 모양인데요, 이 이가 허정도 사장 출연한, KBS1 TV 아침마당 에서 '약방 감초' 노릇을 맡고 있더군요.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군데군데 기름칠을 해 주고 너스레를 떨어줘서 지겹지 않게 하는 구실 말입니다. 우리 허정도 사장은 이라는, 책에 대한 책을 펴낸 계기로 에 초대받았는데 그러니까 엄용수가 책 이야기를 하게 됐겠지요. 전유성의 책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아 그 선배는, 책도 많이..

밤마다 아내 눕혀놓고 책 읽어주는 남자

책 읽어주는 남편? ‘책 읽어주는 여자’는 프랑스산 영화 속에나마 있는 줄 알지만, 저는 제 살아 생전에 책 읽어주는 남자를 현실에서 만나리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실재하고 있었습니다. 2008년 11월에 만났습니다. “요즘 밤마다 아내 눕혀 놓고 책을 읽어줍니다.” 이랬습니다. 물론, ‘밤마다’와 ‘눕혀 놓고’라는 대목에서, 참 경망스럽게도, 좀 요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대목에서는 제가 아무 것도 실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이는 이어서 “한 1년 됐는데, (책을) 쌓으면 한 이만큼은 되지 아마?” 이러면서 손을 턱 바로 아래 즈음에 갖다 붙였습니다. 마흔 권은 넘어 보이는 높이였습니다. 저는 미련하게도, 이 때조차도 머리 속에서 실감나게 그런 풍경을 그려내지를 못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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