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생 황정둘. 우리 나이로 70세. 그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가 죽었다. 20세였던 엄마 이귀순은 지금 90이 되었다. 열일곱 살에 마산 진전면 곡안리로 시집와 정둘을 임신했을 때 남편 황치영을 잃었다. 남편 나이는 22세였다. 남편은 성실한 사람이었다. 열서너 마지기 농사를 지으면서도 멀리 고성의 저수지 조성공사 현장까지 막노동을 하러 다녔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이 터졌고 7월초 진전지서에서 부른다며 집을 나선 후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내 지서 갔다가 저녁 때 (실안골에 풀어놓은) 소 찾아 오꾸마.” 이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그가 지서에 불려간 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된 맹원이기 때문이었다. 흔히 보련원이라 불렀다. 이승만 정권은 단독정부 수립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