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배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여 들어보셨나요. 저도 얼마 전에 이 말을 알게 됐는데, 삿갓처럼 생긴 논배미, 삿갓 만큼이나 조그만 논을 뜻한다고 합니다. 배미, 논배미는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하나하나 논을 말한다지요. 삿갓배미가 얼마나 작으냐 하는 것은, 이를테면 그 '탄생 설화'를 들여다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옛날 어느 농사꾼이 산골 논에 일하러 갔답니다. 가서는 일을 하다가 힘이 들어서 잠깐 삿갓을 벗어놓고 쉬었습니다. 그러면서 보는데, 어라? 참 이상한 노릇이군. 논이 한 배미가 적더랍니다. 원래 논배미가 넷이었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기로는 셋뿐이더라는 얘기입니다. 그래 한참 헛고생하면서 헤아리다가, 벗어놓았던 삿갓을 무심코 들어보니 글쎄, 거기 잃어버린 논배미 하나가 들어 있더라는 것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