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이런 지붕을 봤습니다. 지붕은 자기에게 쏟아진 참나무 잎사귀들을 고스란히 받아 안고 있었습니다. 예뻤습니다. 사람 폴짝대는 눈으로만 보면, 저 움직이지 못하는 지붕이야 받아 안지 않으면 무슨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당연하다 싶기는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머리를 돌려보면, 우리 인간이라 한들 저기 저 지붕이랑 무슨 큰 차이가 있으랴, 싶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리 돌고 저리 돌며 갖은 수작을 부려본들, 겪을 일은 겪고야 마는 것이 사람살이더라 이런 말씀입지요. 그냥, 고스란히 자기 있는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주어지는 것들을 제대로 감당해 내는 태도가 아름다웠습니다. 저것이 언젠가는 자취도 없이 스러지겠지만, 거기 있는 동안만큼은 자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