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제노사이드

누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비난할 수 있는가 20세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야만적인 인권침해 사례를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일본군 성노예(sex slaves, 이른바 '위안부')와 민간인 집단학살(genocide)을 든다. 불행히도 두 사건은 모두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국이다. 국가권력이 가장 힘없는 국민을 희생자로 삼았던 범죄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두 사건의 다른 점도 있다. 성노예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백성에 대한 범죄라면, 민간인학살은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이 자국민을 죽인 것이다. 독일의 홀로코스트도 집단학살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나치가 유대인을 죽였다느 점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우와 다르다. 범죄의 가해 주체가 달랐던 만큼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청산 과정도 확연히 다르다. 독일의 경우 1945년 패전 후 전범재판에서 주모자급 12명이 교수.. 더보기
학살유족들 "반성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아래 글은 내가 관여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경남지역 유족회' 대표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과 각 정당에 호소하는 기자회견문입니다. 초안은 제가 잡았고, 저와 함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서봉석 전 산청군의회 의원, 그리고 마산유족회 노치수 회장님이 감수했습니다. 오늘 이 내용을 갖고 경남지역 유족회 대표님들이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회견장에서 특히 KBS 기자가 질문을 많이 했는데 오늘 저녁 TV뉴스에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내일 아침 신문에 얼나마 보도될 지 궁금하네요. 유권자가 직접 나서 후보자와 정당들을 상대로 이런 공약을 해줄 것을 요구한 이 글은 과거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유권자의 자세에서 나아가.. 더보기
집단학살 진실규명 결정을 보는 특별한 감회 마산형무소 재소자 학살에 이어 마산·창원·진해 보도연맹원 학살사건의 진실이 마침내 밝혀졌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위, 위원장 이영조)가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진실위의 내부적인 결정은 지난달에 이루어졌습니다만, 관련 법률에 따라 국회 보고를 거친 후 공개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오늘에야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이 또한 진실위는 아직 공식발표하지 않았지만, 확인된 희생자 유족들에게 전달된 '진실규명 결정서'를 제가 입수해 보도함으로써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이 있었지만, 특히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1961년 5·16쿠테타 세력이 진상규명운동에 나선 유족회 간부들을 .. 더보기
형무소 재소자 학살, 미군도 승인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경남지역(부산 포함)에서 벌어진 민간인학살사건의 실질적인 지휘자는 '백두산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김종원 계엄사령관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당시 미 군사고문단이 형무소 재소자 학살을 사전에 승인했거나 최소한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시 마산지구 계엄사령부는 재소자들을 요식적인 군법회의에 회부해 처형한 후, 문서를 조작해 계엄사령관의 승인을 받은 것처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심지어 부산·마산·진주형무소에서는 잡아들인 보도연맹원들을 구금할 공간이 부족하자, 강도·절도 등 일반사범들을 아예 석방시켜버린 사실도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정문과 보고서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일반사범 무더기 가석방 =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산형무.. 더보기
이스라엘군 민간인학살, 한국군 학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한 마을 집에 민간인 110명을 몰아넣은 뒤 포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한 30여 명을 학살했다는 사실이 지난 9일 전 세계 언론에 타전됐다.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집안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인의 절반가량은 어린이들이었다"면서 "가자지구 침공이 시작된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 중 하나"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하루 전날인 8일, 한국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과 관련, 국군과 경찰이 반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439명을 불법적으로 집단학살했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순천지역 희생자는 439명으로 확인됐으나,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거나 사건 이후 멸족된 사례 등을 고려하면 실제 희생자 수는 2000여 명을 상회할 것으.. 더보기
집권세력의 콤플렉스와 노스탤지어가 무섭다 전쟁을 수행 중인 군인이라고 해서 법적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간인들을 마음껏 죽이거나 여성을 강간하고 마을을 불태워버릴 수 있을까?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일제의 '군 위안부' 동원과 각종 학살만행이 영원히 인류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런 일들이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권적 범죄이기 때문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8일 순천지역 여순사건과 관련해 439명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불법적으로 집단 희생된 사실을 밝혀내고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은 이처럼 '진실 규명' 결정이 난 사건에 대해 '국가는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정치적.. 더보기
"역사의 진실은 덮어도 또 나오게 돼있다" [인터뷰]진실화해위 김동춘 상임위원 "지금 우리는 암매장된 민간인학살 희생자의 무덤 위에 서 있다." 사회학자로서 한국현대사를 꾸준히 추적해온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어떤 글에서 했던 말이다. 그의 표현대로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는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학살로 암매장된 유골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희생자의 숫자는 최소 수십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을 헤아린다. 하지만, 흔히 나치의 유태인학살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일제의 각종 만행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대한민국 정부의 자국민에 대한 정치적 학살에 대해서는 모르거나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희생자의 유족들마저 오랜 침묵을 강요당해왔다. 오랜 독재 치하에서 그걸 발설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돼 왔던 탓이다. 2005년 12월 출범한 '진실 화해를 위한..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