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제가 중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농촌 마을엔 대부분 정미소(방앗간)가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벼를 찧어 쌀로 만드려면 모두 이 정미소를 거쳐야 했죠. 물론 추곡수매는 벼 상태로 내놓습니다만, 집에서 먹거나 자식들에게 보낼 때는 쌀로 찧어야 하니까요.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볏가마를 리어카에 싣고 정미소에 가서 순서를 기다리다, 우리 벼를 찧기 시작하면 저는 왕겨(벼껍질)를 다시 빈가마니에 옮겨 닮고, 아버지는 쌀과 뒹겨를 담아 다시 리어카에 싣고 오던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각 마을의 정미소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네 정미소도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가동은 않은 채 폐허처럼 버려져 있습니다. 바로 가정용 도정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죠. 옆 사진은 가정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