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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11

안철수와 박근혜, 같은 점과 다른 점

1. 안철수의 '국민'은 어떤 사람일까? 2012년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와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며 정치 전면에 등장한 뒤로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철수가 무슨 정책 어떤 법안을 내놓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안철수는 시종일관 ‘새’ 정치를 내세웠고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와 더불어민주당의 ‘낡은’ 정치를 뛰어넘어 ‘새’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국민의당을 만들었는데, 정작 그 새 정치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하나도 밝혀놓은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번에 나온 ‘책자형 선거공보 제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를 보아도 해답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해답을 내놓고 지지를 구하는 대신 (총선..

경상도 할매할배와 전라도 할매할배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가 당선되었음이 확인되는 순간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독재가 확실하게 되살아나는 반면 민주주의는 숨통이 제대로 끊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를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하게 재현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입니다. 박정희는 제가 고1 때 죽었습니다. 박정희는 다른 것도 마찬가지였지만 학교까지 감옥으로 만들었습니다. 일거수일투족을 어떻게 하라고 규정하고는 그것에 어긋나면 엄벌했습니다. 심지어 변소 가서 쪼그리고 앉아 똥을 눌 때도 허리를 굽히지 말고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고 저는 배웠습니다. 국민교육헌장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뺨따귀를 얻어터져야 했으며 학교 정문 드나들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

경향신문 보도에 문제를 제기한 까닭

"소셜미디어를 다룸에 있어서 언론인들은 '가장 먼저 이야기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라 '팩트를 확인할 기회를 놓친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확인해주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스트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특별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에 쓴 칼럼 중 한 구절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굳이 인용하는 것은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온 '미확인 정보'를 언론이 확대재생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은 6월 19일 경남 사천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국어 수업시간에 "역사적으로 전라도는 배반의 땅"이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편향적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발언이 이어지자 부모가 광주 출신인 한 여학생의 눈에 눈물이 맺혔으며,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모여..

박근혜가 님을 위한 행진곡 부르게 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제33주년 기념식에 참석은 했지만 ‘님을 위한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는 않았다는 보도를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국가보훈처가 합창은 하지만 제창은 않겠다는 국가보훈처의 결정을 보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꺼려한다는 사정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정통성을 담은 노래이기 때문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내심은 그런 정통성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1. 5.18 행사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려면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 행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5.18기념식에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고요, 2005년과 2006년에도 참석했습니다...

전라도 구례 멋진 장터와 화엄사, 운조루 2

이어집니다. '전라도 구례 멋진 장터와 화엄사 운조루 1' 다음입니다. 먼저 구례장을 둘러보고 하한산장에서 참게수제비를 맛나게 먹은 다음 화엄사로 함께 달려갔습니다. 화엄사라 하면 사람들은 보통 각황전이나 사사자삼층석탑을 얘기합니다. 저도 여기 들렀으니 그 얘기를 하기는 하겠지만 많이 하지는 않겠습니다. 남들 다 하는 얘기에서 새롭고 다른 내용을 제가 더할 수 없는데도 그리 한다면 그것은 글쓰기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입니다. 대신 다른 말을 많이 하겠습니다. 이를테면 들머리 있는 빗돌 같은 것입니다. 아마 조선 시대에 이 절간을 중수한 데 대한 기념비입니다. 이수랑 재질이 다릅니다. 빗돌이 좀 무른 것 같습니다. 머리에 이는 이수는 그러니까 단단한 녀석으로 튼튼하게 하고 몸통 빗돌은 그리 하지 않았습니다..

가본 곳 2013.05.02

황풍년, “‘지금’ ‘여기’에 진짜 문화가 있다”

황풍년 편집장 겸 발행인을 모시고 강연회를 했습니다. 서른 사람 남짓 참여를 했습니다. 황풍년 선수는 전라도 토종입니다. 4월 30일 화요일 저녁 7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이었습니다. 1. 요즘 문화 생활과 텔레비전 문제제기를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요즘 문화생활이라 하면 대중적으로는 텔레비전입니다. 텔레비전에 장악돼 푹 빠져 있는 것이 첫째가 드라마입니다. 요즘은 좀 주춤하는 것 같지만 잘 나가면 50% 시청율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구조는 빤합니다. 부잣집 아들이나 재벌2세 남자랑 가난하지만 똑똑한 예쁜 여자가 주인공입니다. 순수하게 두 사람이 사랑하지만 재벌 집에서 반대하고 방해 공작이 이어집니다. 재벌집은 돈으로 무마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안 받았지만 받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고요. 이런 ..

전라도 구례 멋진 장터와 화엄사 운조루 1

전라도 구례는 섬진강도 있고 지리산도 있습니다. 깊은 산골도 있고 너른 들판도 있습니다. 덕분에 산물이 다양합니다. 요즘 같은 봄이 되면 그와 같은 다양함이 더욱 돋보입니다. 3일과 8일 열리는 구례장에 들러보면 아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4월 13일 토요일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마련한 테마 체험 여행으로 구례를 다녀왔습니다. 구례장을 먼저 둘러본 다음 섬진강 건너편 하한산장에서 참게 수제비를 맛있게 먹고는 화엄사와 운조루를 들르는 일정이었습니다. 처음 들른 구례장은 여느 시골 장날과는 달리 매우 활기찬 편이었습니다. 조그마한 구례 읍내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풍성한 산물이 더 좋았습니다. 갖은 쌀 찹쌀 보리 밀 조 수수 같은 곡식과 고구마 감자 같..

가본 곳 2013.05.01

전라도말을 보니 신화학이 생각났다

1. 30년만에 다시 떠올린 기호학과 신화학 1980년대 초중반 대학 다니던 시절 기호학(記號學)이랑 신화학(神話學)을 참 재미나게 공부했던 한 때가 있습니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생각나는대로 말씀해보면 이렇습니다. 기호학은 기호의 형성과 유통에 대한 이런저런 논리들을 다룹니다. 기호는 원래부터 아무 뜻이 없는 것일 수 있는데 그것이 한 사회에서 일정한 관계 안에서 만들어져 쓰이는 과정에서 어떤 뜻을 담아내게 됩니다. 우리 인간이 쓰는 말이나 글도 이와 같은 기호 가운데 하나인데, 그런 기호는 죄다 그 자체로서만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기호가 통용되는 사회 또는 집단을 벗어나면 그 기호는 이미 기호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기호에서 ..

경남 창녕 지명으로 전북 전주를 지킨 통일신라

며칠 전 책장을 뒤적거리다 재미있는 얘기를 찾아냈습니다. 1340년 전인 서기 670년대에, 전라북도 전주를 삼키려는 당나라의 야욕을 통일신라가 경상남도 창녕의 땅 이름을 활용해 물리쳤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내용이 적혀 있는 책은 이름이 ‘淘婢堂 遺稿’(도비당 유고)입니다. 전북 지역에서 법관을 하시다 변호사로 일생을 마치신 황면주(黃冕周 1920~76)라는 어른께서 쓰신 글입니다. 도비당은 그 어른의 당호(堂號)이고요. ‘도비당 유고’는 1991년 발간됐는데, 어른의 아드님께서 아버지 생전에 남기신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90년대 중반 전주 처이모 댁에 갔다가 얻었습니다. 제게는 그러니까 처가 쪽으로 친척 어른이 되십니다. ‘도비당 유고’ 20쪽에는 ‘全州의 古號考(전주의 고호고)’가 실..

‘빠구리’ 때문에 돈 벌게 생겼다고?

2008년 3월에, 뜻하지 않게 표절을 당하게 됐고, 뒤늦게 알기는 했지만 꼭 고소를 하겠다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속보(續報)인 셈입니다. *이전 글 : ‘빠구리’ 때문에 당한 황당한 표절 낱말은 같지만 전라도 말뜻과 경상도 말뜻이 서로 다르다는 것과 이에 따른 말맛의 쫀득쫀득함을 적은 글이 ‘에로틱’하게 상업적으로 악용돼 아주 기분이 사나웠다는 말씀도 그 때 드렸더랬습니다. 그 때 곧바로 제가 살고 있는 창원중부경찰서를 찾아가 곧바로 고소를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있다가 경찰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9월 표절을 했으니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하려면 공소 시효 3년이 적용돼 늦어도 2007년 9월에는 기소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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