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아들은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을 그리는 대학 학과로 진학하려 했습니다. 아쉽게도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떨어졌음이 확인되던 날, 저도 사람인지라 맥이 풀리고 힘이 없어지더군요. 실망스럽기도 하고 좀 멍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들 녀석은 어떨까, 생각도 됐습니다. ‘힘내자’, ‘일단 좀 쉬어’ 뭐 이런 격려 문자를 보냈지 싶습니다. 이제 한 스무 날쯤 지났네요. 조금 추슬러졌습니다. 저도 그렇고 아들도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아들을 두고 못 미더워하거나 안타까워하거나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누가 시킨 일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아들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 한 달에 60만원만 벌어도 된다. 결혼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