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청상과부가 되어 평생 혼자 살아온 83세 여성노인에게 가장 아쉽고 절실한 것은 뭘까? 황점순(마산시 진전면 곡안리) 할머니에게 그것은 '혈육'이었다. 그녀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 적군도 아닌 아군에 의해 남편 이용순과 아들 상섭을 잃었다. 당시 남편의 나이 24세, 아들은 고작 2세였다. 남편은 그해 7월 15일 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불려간 후 영영 돌아오지 않았고, 상섭이는 8월 11일 미군의 곡안리 재실 민간인학살 현장에서 잃고 말았다. 국가가 남편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해준 것은 그로부터 59년이 지난 2009년 2월말이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가 당시의 민간인 희생자 명단에서 '이용순(李鏞淳)'의 이름을 찾아줬던 것이다. 물론 국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