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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상 11

이은상의 곽재우유적정화기념비문

이은상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으뜸가는 기회주의자라 하면 딱 맞다. 다른 기회주의자 100만 명을 갖다 놔도 이은상 하나를 당할 수 없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모두 하고 적극적·능동적으로 붙어먹었다. 이승만 시절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 활동.지원 유세에서 "이순신 같은 분이라야 민족을 구하리라, 그 같은 분은 오직 이 대통령이시다."부정선거에 항거하는 3·15의거를 두고는'무모한 흥분'.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불합리·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 박정희 시절1963년 박정희 집권을 위한 민주공화당 '창당선언문' 작성1972년 박정희 영구집권을 위한 10월유신에 청년우인회 중앙본부(=극우단체. 서북청년단 등 8개 단체의 총연합으로 출범. 대한민국통일건국회의 전..

우리도 이젠 승리의 역사를 가져야 합니다

마산역 광장에는 두 개의 비(碑)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하나는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이고, 또 하나는 이은상의 독재 부역 행적을 고발하는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입니다. 역 대합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정면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이들이 보았을 것입니다. 이은상을 추앙하는 무리의 입장에서 보면 괜히 '시비'를 세웠다가 감추고 싶은 이은상의 부끄러운 과거를 널리 알리는 격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사실 문인의 친일 또는 독재 부역에 대한 논란은 해묵은 일일뿐더러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은 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사정으로도 진실을 덮어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문학이 인간 의식의 맨 밑바닥까지 진실을 추구하는 작업임을 염두에 둔다면,..

역사기념관에 가해자 명단과 악행을 새기자

역사 박제화를 막으려면... 나는 '기념'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무슨 기념관, 무슨무슨 기념사업회도 그렇다. 특히 어떤 역사를 기념한다는 것은 거기서 교훈을 얻어 좋은 일은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나쁜 일은 단죄하여 근절시키자는 게 본래 취지일 터. 실제 그런 기념을 제대로 하고 있는 꼴을 본 적이 없거니와 도리어 박제화(剝製化)만 하고 있는 꼴을 무수히 봐왔기 때문이다. 박제화란 더이상 발전하거나 본질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굳은 상태가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역사를 과거에만 가둬놓고, 오늘의 시대에 계승·발전은커녕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데, 그걸 과연 '기념'한다고 할 수 있는가? 가령 독재와 부정선거에 항거했던 3·15의거 주역들이 오늘의 독재와 부정선거에 침묵하고..

3월에 생각해 보는 3·15기념사업회

3월 8일 금요일 저녁에 3·15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이은상과 3·15의거기념사업회를 얘기해 봤습니다. MBC경남의 라디오 광장에서였습니다. 제가 김상헌 기자랑 하는 이 꼭지를 두고 ‘세상 읽기’라 하는군요. -------------------------------- 김상헌 : 3월입니다. 3월이 왔습니다. 날씨가 예전 같지 않게 확 풀렸습니다. 거리에는 화사한 옷차림들이 꽤 넘쳐나는데요, 창원에 사는 사람들 마음 한 쪽 구석에는 어째 좀 찜찜하고 신산한 느낌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김훤주 : 5월이 광주에서 특별하듯이 우리 창원의 마산에서는 3월이 특별합니다. 1960년 3월 15일 3·15의거가 마산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엄청난 부정 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마산시민들이 들..

이은상과 김춘수, 그리고 반야월

1. 문인의 사람됨, 대중가수의 사람됨 2012년 9월 20일로 기억되는데요, MBC경남의 라디오광장에서 같은 방송국의 김상헌 기자랑 둘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친일 이력이라는 말로는 크게 모자랄 정도로 전쟁 참가 선동으로 부역을 한 반야월이 소재였습니다. 지금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이은상과 그 시비가 떠오르고, 둘을 한 번 비교·대조해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 이렇게 끄집어내 봤습니다. 대중가수와 문인, 반성·사과한 사람과 반성·사과는커녕 인정조차 안한 사람,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어떻게 보면 문인이라는 인간이, 학자라는 인간이 대중가요 가수보다 훨씬 못합니다. 반야월 이야기를 하던 당시 ‘꽃’의 시인 김춘수를 설핏 비교해 봤는데요. 그이는 본인의 친독재 행적을 인정하고 반성했지만 그 뒤에 ..

민주주의전당, 마산에는 개 발에 닭 알

1. 마산은 민주주의와 반독재의 고장인가 민주주의전당이 있습니다. 2001년 6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건립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 짓겠다고 공약했고요, 박근혜 현 대통령은 2012년 11월 28일 마산에 짓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마산에서는(행정통합이 됐으니까 이제는 창원이라 해야 맞겠네요.) 그동안 민간 차원 시민 사회에서 민주주의전당을 마산으로 끌어오자는 논의와 운동을 벌여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어쩌면 그 성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제는 민주주의전당을 마산에 두자는 얘기를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산이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사건인 3·15의거와 10·18부마민주..

서훈 취소된 장지연, 그는 죄가 없다

한 때 대한민국 언론인의 사표(師表)였던 장지연(1864~1921)은 그 친일 행적이 2003년 3월 1일자 자매지 을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학계에서는 장지연 친일 관련 조사와 연구가 전부터 있었지만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 6개월남짓만인 지난 달 국가보훈처가 장지연에게 주어졌던 서훈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 에 1915~17년 썼던 그이의 글 가운데는 친일로 볼 수밖에 없는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1917년 6월 8일치 '봉송이왕전하동상(奉送李王殿下東上)'에서 "내선 인민이 친목으로 사귀어 장애를 풀어 없애고 일체 간격이 없으니" "일선(日鮮) 융화의 서광이 빛나리라"고 한 대목이 있습니다. '내선'은 '내지(內地=일본)'와 '조선'을 뜻하..

죽은 이은상을 욕보이는 문인들

2009년 1월 마산문인협회(회장 강호인)와 경남시조시인협회(회장 서일옥)는 '마산'문학관을 '노산'문학관으로 바꾸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결정했습니다. 알려진대로, '노산(鷺山)'은 이은상(1903~1982) 시조시인의 호입니다. 이은상은 일제 강점기 시조부흥운동에 앞장섰으며, 1940년대에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에 붙잡혀 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실에다 언젠가부터 이은상이 쓴 '가고파'가 마산 대표 작품으로 슬그머니 자리잡은 현실이 더해졌습니다. 마산문협이 대표적인데, 이런 사실을 근거로 이은상을 기리려는 움직임을 줄곧 일으키고 있습니다. 마산문협은 올해 초 "회원 112명 가운데 97.32%인 109명이 '노산문학관'에 찬성하고 반대는 3명뿐이다"고 공개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반대..

3·15 시민항쟁과 관변문인의 어정쩡한 동거

곧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3·15의거 49주년이 되는군요. 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그동안 애매모호한 정체성으로 의심을 받아온 '3·15의거기념사업회'가 라는 격월간 회보를 창간하고, 첫 사설에서 모처럼 분명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바로 마산에서 지겹도록 논란을 빚고 있는 '노산 이은상'과 '노산 문학관' 명칭에 대한 기념사업회의 입장인데요. 마산 출신의 시조시인 이은상은 독재자 이승만의 충실한 하수인이었고, 박정희와 전두환에게도 빌붙어 영화를 누린 '독재 부역 문인'의 대표격인 사람입니다. 그는 또한 이승만 정권을 붕괴시킨 3·15의거를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폄하한 반민중적 문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산의 뜻있는 인사들은 오래전부터 시민의 세금으로 건립하려던 '노산문학관'에 대한 반대운..

민주항쟁 팔아먹는 비겁한 글쟁이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인간형이 있다.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이지만, 안 그런 척 하기 위해 이상한 논리(사실은 궤변)를 내세우는 인간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을 '비겁하다'고 부른다. 물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 자체를 나무랄 순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 이익에 충실한 이를 일컬어 '성실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소위 사회지도층 내지는 지식인이라는 인간들의 위선적인 언행이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논리와 명분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철저히 자신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인간들. 더군다나 글을 써서 대중을 깨우치거나 감화하려는 명색이 글쟁이라는 인간들의 이중적인 행태는 역겹기조차 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기자사회에도 그런 인간들은 있다. 기자가 취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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