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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3

이오덕의 외로움, 김정운의 외로움

설 연휴부터 이번 주말 내내 외롭고 우울했다. 아들이 군대 가서? 개성공단 폐쇄 때문에? 딱히 그것만은 아니었다. 설을 앞둔 어느 날 40대 중반에 접어든 후배로부터 받은 뜬금없는 메일이 떠올랐다. '일에 치여 정신없이 살다가도 문득문득 외롭습니다. 형님은 외롭지 않으십니까?' 거기서 전염된 것일까. 술을 마셨다. 외로움이 더 심해졌다. 다음엔 책을 읽었다. 이오덕 선생의 일기 에 이런 구절이 나왔다. "오늘이 동짓날이다. 이런 밤은 누군가 조용히 전화로 얘기라도 했으면 싶은데, 아무 데도 걸 데가 없다. 단 한 사람도! 참 오랜만에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대강 꺼 놓으니 이런가도 싶다. 이래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일에 쫓겨야 하는가?" 1994년의 기록이다. 그런데 몸이 쇠약해지기 ..

권정생·이오덕 노래를 아이들이 좋아할까

1.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노래 이런 노랫말을 아이들이 좋아할까 싶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 정서랑 환경이랑 맞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지요. 자연물이 가공되지 않은 채 날로 들어서 있습니다. 그런데도 음반과 악보가 나왔습니다. 나름 팔리는 시장이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어쩌자고 저렇게 키만 컸나? 싱겁다는 것은 바로 너를 두고 하는 말이지. 아니란다. 나는 하늘 위에 살고 싶은 나무 내 키가 크다는 것은 낮은 곳에서 보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너무 여위었는걸. 어디, 우리 느티 같이 살찌고 오래 살아 보렴. 살이 찌면 무엇 하게. 불룩한 뱃속은 썩어 박쥐들의 집 아닌가? 오래 살아 무엇 하게. 아무래도 생각 부족이야. 센 바람이 오면 순식간에 넘어질 걸 짐작 못하는 바보 아닌가? 바보라도 좋아..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는 무조건 좋은가

도서출판 작은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시리즈를 기획하고 그 첫 번째 책을 묶어냈답니다. 1995년 월간 창간호부터 1999년까지 5년에 걸쳐 나온 글 가운데 좋은 글만 뽑았다고 하네요. 죽 훑어보면 내용이 노동 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답니다. 물론, 이것은 단점이 아니고요 장점이랍니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습지요. 지금껏 노동이 이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책은 그야말로 거의 없었기 때문이랍니다. 배운 사람들이 배운 말글로 배운 사람들 읽으라고 펴낸 노동 관련 서적은 없지 않고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 밑바닥에서 임금 몇 푼을 위해 품을 팔아 일하는 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내는 그런 책은 거의 있지 않았습니다. 시내버스 노동자였다가 도서출판 작은책 발행인으로 옮겨온 안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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